재능만큼은 미워할 수 없다. 강정호의 빅리그 진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핵심 선수였던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선수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음주운전이 적발됐고 여기에 과거 음주운전 이력까지 밝혀지면서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 받았다. 범법자가 된 그는 미국 정부로부터 취업 비자 발급을 거부당했다. 항소 등 탈출구를 모색했으나 이민국의 벽은 높았고 결국 1년을 통째로 쉬었다.
NPB 진출, KBO 복귀 등을 높고 저울질 하던 강정호는 지난 4월 극적으로 취업비자를 발급 받았다. 지난 달 2일 팀의 스프링캠프 시설이 있는 브레이든턴의 파이리츠 시티에 합류한 그는 몸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강정호를 향한 피츠버그의 기대감은 높았다. 하지만 떨어진 실전 감각이 걸림돌이었다. MLB 닷컴 등 해외 언론은 강정호가 제 모습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의 복귀에 부정적 전망을 내비쳤다. 심지어 트레이드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현재로선 언론의 우려가 지나쳤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부터 상위 싱글A 경기에 출전한 강정호는 3경기에서 홈런 2방을 쏘아 올리며 긴 공백기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강정호는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레컴파크에서 열린 플로리다 파이어로 프로그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와의 홈경기에서 3대1로 앞선 6회 우중간 펜스를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미 강정호는 앞선 싱글A 2번째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강정호는 이날 투런 홈런 뿐만 아니라 1회 역전 적시타를 포함 5타수 4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상대 마운드를 두들겼다.
3경기 타율 5할(12타수6안타), 7타점, OPS(출루율+장타율)이 1.600에 달하는 압도적인 성적이다. 경기 수가 적긴 하지만 싱글A에 머물러 있기엔 아까운 기량임은 분명하다.
싱글A에서의 활약이 빅리그에서의 변함없는 활약을 보장하진 않는다. 더블A, 트리플A 등의 마이너리그 상위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 빅리그로 돌아갈 수 있다.
다가오는 여름, 강정호의 방망이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