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인의 의료비는 지난 2016년 기준 GDP 대비 7.7%로, OECD 평균인 9.0%보다 낮지만, 2000~2016년 기간 동안의 지출 증가폭은 3.2%P로 OECD 35개국 중 미국 다음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주된 원인으로 인구고령화가 거론되지만, 기타 요인도 발견된다. 정책적인 관심과 원인 분석의 정밀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 의료비 지출 증가 원인, 다양하다
현재 한국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의료서비스의 질과 접근성 개선은 매우 시급한 현안이다. 실제로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은 2000년 7.2%에서 올해 14.3%로 약 7%p 증가했다. 건강보험 통계를 보면, 해당 연령 인구의 의료비 지출 비중은 전체 의료비의 약 35.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5년).
이에 정부는 2003년 이후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실시해오고 있다. 그렇지만 민간 의료비 지출은 계속 늘어나 2000~2016년 동안 GDP대비 1.5%p 늘어나 미국 다음으로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65세 이상 인구는 오는 2065년이 되면 42.5%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해외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 독일과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각각 21.1%, 26.0%인 이들 국가들의 의료비 지출은 GDP 대비 11.3%, 10.9%에 달했다.
그러나 고령층 외에도 의료비 지출 요인은 더 있다. ‘최근 의료비 증가 및 둔화 요인’(의료정책포럼)은 수가 인상과 의료기술의 변화 등도 의료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1인당 GDP가 1% 증가하면 1인당 의료비 지출도 1.35% 증가하며, 공공부문의 의료비 지출이 1%p 늘면, 의료비 지출 역시 0.003%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소비량 역시 의료비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1리터 증가시 의료비 지출 0.02% 증가).
즉, 인구고령화외에도 소득수준의 향상, 의료이용행태의 변화, 질병과 건강행태의 변화, 의약품 남용, 사회적 입원 증가, 모럴헤저드에 기인한 의료서비스 이용 증가 등도 의료비 지출에 매우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 사실상 고령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온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일정부분 칼을 댈 필요성이 있단 말이다.
이를 위해 일단, 소득수준 증가에 따라 선택적 진료 수요가 커질 것을 대비, 건강보험 급여 범위의 우선순위와 산정 절차에 따른 체계적 접근이 요구된다. 알코올과 흡연 등 건강위험 요인에 의한 의료비 지출 감소를 위해 건강생활습관 캠페인은 물론, 예방적 의료 활동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