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조치하고 공사를 진행해야지 아무런 조치도 없이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막고 ‘막무가내식’ 공사를 진행하면 어떻합니까? 이게 정부가 말하는 안전이 우선인 대한민국인지, 아니면 보수지역이라고 정부가 외면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최근 경북 안동시 안동호 주변 자전거도로를 찾은 권모(45·용상동)씨는 시민의 안전은 외면한 채 인도를 막고 강행하는 도로공사를 목격하고 이같이 분개했다.
안동호 보조댐 주변으로 조성된 인도와 자전거도로는 물론 수려한 자연경관을 품은 ‘호반나들이길’을 찾는 관광객들이 최근 시작된 도로공사로 인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안동호로 진입하는 왕복 2차선 도로 옆 인도와 자전거도로는 물론 1개 차선을 100m 이상 가로막고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해서다.
더욱이 공사현장에 차량을 통제하는 신호수 1명 외 이렇다 할 안전장치도 없어 밀려드는 보행자들은 차량이 달리는 도로를 침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도를 걷다가 반대편으로 도로를 건너려 하던 보행자는 달려온 트럭을 피하려다 화들짝 놀라는 등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특히 공사가 진행되는 지역은 ‘임청각’과 ‘신세동7층전탑’, ‘월령교’, ‘안동민속촌’ 등 다양한 관광지가 소재해 수많은 차량과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곳이기도 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국토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이 공사는 안동시 용상동과 서후면 교리를 잇는 국도대체우회도로 건설로 2024년 12월까지 30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된다.
수천억 원의 세금을 쏟아 부어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정작 세금을 낸 국민의 안전은 뒷전인 셈.
이에 대해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대형장비가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하지만 공사비 관계로 하청업체가 난색을 표해 어쩔 수 없었다”며 “최대한 빨리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해명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