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장관 정현백)가 성폭력 근절대책과 관련, 지침 개정 및 행정적 조치는 차질 없이 추진 중이지만, 법률개정안은 대부분 국회계류 중이라고 밝혔다.
일단, 성희롱․성폭력 근절 관련 지침 개정 및 행정조치를 살펴보면, 정부는 공소시효 만료 사건에 대해 상담과 의료비 및 심리치료 등을 지원하고, 심리치료비 지원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관련 지침을 개선했다. 그리고 지난달 11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없도록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일선 검찰청에서 위법성 조각사유를 적극 적용토록 했다.
대검찰청은 성폭력 사건에 대한 무고, 명예훼손 등 고소사건의 경우 성폭력 사건 수사가 종료되어 최종 처분이 가능할 때까지 원칙적으로 수사를 중단토록 성폭력 수사매뉴얼도 개정·시행했다. 경찰청도 성폭력 역고소 사건은 ‘검찰수사 종료’ 이후 수사를 진행키로 했다. 또한 경찰 단계에서 피해자 신원보호를 위한 가명조서는 대책 시행 후 47.8%로 활용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은 경영실적 평가 시 윤리경영에 대한 평가를 강화했다. 성차별 등 불법·부당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2018년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평가에 윤리경영 지표(3점)을 신설하고, 중대한 책무 위반 시 평가 등급 또는 성과급을 지급 조정키로 했다.
아울러, 올해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도 윤리경영 내 성범죄 방지 조치 노력 지표를 추가하고, 예방교육 미실시, 사건 은폐 및 피해자·신고자 불이익 조치 등 발생 시 추가 감점 조치한다. 또 공공기관 대상 성희롱·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인사제재도 공무원 수준으로 상향 조치됐다.
참고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 지방 공기업 및 지방출자·출연기관 인사운영 지침을 개정해 직원 징계기준을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징계규칙을 참고하여 정하도록 했다.
공직 분야에 있어서 국가직 공무원 성희롱 사건에 대한 징계기준을 성폭력 수준으로 상향했다. 지난달 30일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을 개정해 성희롱 행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직이상의 중징계만 가능토록 했다.
정부는 향후 지방공무원 징계규칙, 소방공무원 징계양정규칙, 군인징계령 시행규칙 등 지방공무원 및 특정직 공무원에 대한 성희롱 징계양정 기준도 순차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 공무원 인재개발 지침에 주요 시책교육으로 ’양성평등·성인지, 성희롱·성폭력 등 예방교육‘을 명시하고, 부처별 직장교육 및 각급 기본교육과정에 관련 교육 편성을 의무화했다.
아울러, 2018년 지방공무원 교육훈련 운영방향에 성희롱 등 4대 폭력 예방교육 의무화를 명시하고, 시·도 교육원 기본교육과정에 교육 편성도 의무화를 마무리 지었다.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서도 여러 변화가 눈에 띈다. 3월 문체부 국고보조금 관리운영지침을 개정해 성폭력 가해자 및 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 배제를 명문화했다. 그리고 4일 ‘문화체육관광부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을 개정, 국립문화예술 기관·단체의 임직원 채용 및 징계 규정을 강화했다.
보건·의료 분야에 있어서도 의료기관이 전공의에 대한 성폭력 사건에 적절히 대응토록 지난 3월 의료질 평가지원금을 위한 평가지표에 대응 적절성을 반영, 내년 평가부터 적용하고, 부적절 병원에 대한 의료질 평가 지원금을 조정키로 했다.
의료인의 성폭력 등 비인권행위 근절을 위해 의료인 보수교육에 ‘직업윤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3년 내 반드시 2시간 이상 이수하도록 올해 보건의료인 보수교육 지침도 개정·시행했다.
◇ 법률은 여전히 국회 계류 중
그러나 정부가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 예방교육 강화 등을 위해 개정을 추진 중인 12개 법률 가운데 10개가 국회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성폭력 등 가해자에 대한 처벌 및 행정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형법,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의료법 및 전공의법 개정안이 국회계류 중이다.
민간 직장에서의 성희롱 금지 및 구제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노동위원회법,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마찬가지. 이밖에도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보호 및 현장점검 근거 마련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이 국회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윤세진 범정부 성희롱․성폭력근절 추진점검단 점검총괄팀장은 “대책의 이행력 확보를 위해서는 법률 개정이 조속히 필요하다”며 “국회통과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회적 관심을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법·제도 개선 등의 변화에 대응한 정책현장의 지원체계, 행정적 기반 등을 구축해 대책의 실효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