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전세자금대출 ‘급등’ 금리인상 ‘꿈틀’…가계신용 경고등

신용·전세자금대출 ‘급등’ 금리인상 ‘꿈틀’…가계신용 경고등

기사승인 2018-06-21 02:00:00

정부의 강력한 대출규제 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되었으나 신용대출과 전세금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을 나타났다. 이처럼 상대적 이자가 높은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채무상환의 어려움이 커질 전망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말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775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9% 증가, 2016년 1분기 이후의 증가세 둔화를 이어갔다. 

이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능력) 한도 축소, 신DTI 도입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기대 약화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신용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은 기타 부문은 1년전보다 9.1% 늘어나 증가세가 확대됐다. 이와 관련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금융소비자들이 주택관련 자금을 신용대출로 대체 조달한 데 기인한 것으로 한국은행은 추정했다

특히 3월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72조3000억원으로 2014년말(35조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며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대출규모 증가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출금리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요 6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전달에 비해 0.1~0.3%p 상승, 연 5%에 육박하고 있다.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높은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서민들이 이자부담은 더욱 늘어난 셈이다. 대출 금리가 0.25%p 오를 때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대출이자 비용은 연 2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1분기말 160.1%로 전년동기 대비 5.0%p 상승했다. 그만큼 세금 등을 제외한 실제 소득에서 부담해야 할 채무 상환부담이 늘어난 것.

차주 특성별로 보면 다중채무자(3개 이상)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취약차주의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LTI)은 1분기말 250.9%로 전체 차주의 LTI(213.1%)를 상회하고 있다. 

최근 격차도 더 확대되는 추세다. LTI 구간별로도 소득대비 부채 부담이 비교적 작은 LTI 100% 미만인 취약차주의 비중은 1분기말 43.2%로 하락세를 지속했지만 500% 이상인 취약차주의 비중(14.6%)은 상승,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더욱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신용대출은 변동금리 대출이 대부분이며 만기가 짧고 차환(rollover)되는 경우가 많아 향후 시장금리 상승시 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차주의 신용도가 낮고 대출금리가 높은 일부 비은행 가계신용대출의 움직임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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