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35조원 규모의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선이 1년 가까이 지연된 가운데, 최근 국민연금공단은 재공모를 결정했다. 이처럼 장기간동안 CIO가 공백이었던 점은 지난 1999년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처음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월 14일 기금운용본부장 공모를 시작해 지원자를 받았다. 16명의 지원자들에 대한 경력검토 및 서류심사는 이사장과 비상임이사 7인으로 구성된 기금이사추천위원회 맡아 진행했다.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지원자 8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고 최종후보자 3명에 대한 인사검증을 실시했다. 그리고 지난 6월 27일 국민연금공단은 적격자가 없다며 재공모 절차에 착수키로 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지원자 중 일부는 역대 본부장들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승희 의원실은 ‘역대 기금운용본부장 및 제8대 기금운용본부장 지원자 심사점수 현황’ 분석 결과, 일부 지원자의 서류 및 면접 심사점수는 이찬우 전 본부장을 제외한 역대 기금운용본부자들과 비교해 더 높은 심사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부적격 사유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측은 개인 사생활 문제로 공개할 수 없단 입장이다.
기금운용본부장 인선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임명하는 구조다. 김 의원은 정부가 이달 말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 등을 앞두고, 이른바 ‘입맛에 맞는 사람’을 자리에 앉히려는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인선을 근 1년간 지연시키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코드인사를 단행하려는 정부의 뜻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