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경제] 금융소득종합과세와 종합부동산세 바로 알기

[알기쉬운 경제] 금융소득종합과세와 종합부동산세 바로 알기

기사승인 2018-07-06 05:00:00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위가 ‘세금제도 개편 권고안’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부동산 과세인 ‘종부세’를 비롯해 금융수익에 따른 과세 비중도 강화한다는 입장입니다. 예금 이자와 배당 수익 등의 금융수익에 대한 과세를 기존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강화하자는 방안이 나왔습니다. 

금융종합과세의 기획재정부와 엇박자를 보이면서 도입 시기와 금액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상에서도 금융종합과세에 대한 여론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반면 종부세에 대한 상향 적용은 과거 참여정부와 비교해 반발이 크지 않습니다. 이미 십년 전에 적용한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참여정부 시기와 비교해 후퇴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바라보는 오해…공시가격 인상 방안 제외

종합부동산세, 이른바 종부세는 지난 2005년에 참여정부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부동산 정책으로 알려졌습니다. 종부세는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토지와 주택 소유자에 대해 별도로 누진세율을 적용해 국세를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당시 고공행진하던 부동산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카드로 참여정부를 대표하는 ‘부동산 정책’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 종부세 적용 범위를 대폭 완화하면서 사실상 영향력이 상실됐습니다. 참여정부 당시 적용한 종부세는 인별 합산 방법으로 주택의 과세기준 금액을 9억원으로 설정했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부과 대상을 1가구 1주택 9억원 초과로 대폭 완화하게 됩니다. 

또한 고령자, 장기보유자 세액공제를 신설해 주택세율도 낮췄습니다. 당시 종부세 완화를 주도했던 이는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입니다. 그는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아파트(선경 아파트)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문재인 정부 이후 완화된 종부세를 다시 강화할 계획입니다. 종부세는 참여정부 시기 도입 당시부터 거센 ‘조세저항’을 받았던 정책이기도 합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세금폭탄’이라는 용어도 서슴치 않게 사용했습니다. 

종부세 ‘세금폭탄’이라고 불릴 수 있는 근거는 없어 보입니다. 참여정부 당시 종부세 부과 대상자는 주택보유자 가운데 2%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반대여론(리얼미티 여론조사)이 60%가 넘었습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저조한 지지율과 ‘세금폭탄’이라는 부정적인 어감이 실체와 달리 종부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종부세 과세 대상자가 아닌 사람도 종부세 도입을 반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겁니다. 이후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명박 정부는 종부세 과세 대상을 대폭 완화하면서 ‘대못’을 뽑아버리게 됩니다.

문재인 정부는 사실상 무력화된 종부세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내년에 시가 20억원(공시가격 14억원)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각각 6만5000원과 24만4000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종부세 개편 권고안의 영향을 받는 대상인원은 34만6000명으로 예상 추가 세수 효과는 1조1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가 10억∼30억원 주택을 기준으로 1주택자의 세부담은 0~15.2%, 다주택자는 6.3~22.1% 늘어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는 참여정부 시절과 비교해 오히려 후퇴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종부세는 부동산 과세에 일부에 불과합니다. 실제 공시가격에 대한 인상 방안이 부동산 과세에 근본적인 개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지금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과표, 즉 공시가격의 적절성, 형평성 문제라고 보는데 그 문제는 하나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명동에 시가 200억 원대 상가를 보유해도 낮은 공시가격으로 종부세 대상이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조세불평등의 가장 주요 원인인 공시가격 현실화 문제는 제외했는데, 이런 권고안으로는 공평과세와 자산 불평등을 해소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습니다.

◇ 금융소득종합과세, 권고 방안에 벌써부터 ‘시끌’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권고한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인하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조세 형평성 문제 해소를 위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 기준금액을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인하하자는 방안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재정개혁특위가 부동산 외에 세금 인상을 권고한 대표적인 부분은 이자, 배당 등 금융소득이었습니다. 기존 연 2000만원의 금융소득 대상자에게 부과한 종합소득과세를 1000만원으로 낮추자는 겁니다. 종합과세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금융소득 등 모든 소득을 합한 뒤 종합소득세율(6~42%)을 누진해 적용합니다. 사실상 부자증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권고대로 하면 과세대상자는 현행 2000만원 기준 9만명에서 4배 반이나 많은 40만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만약 이번 방안이 도입될 경우 연간 금융소득(이자 및 배당소득)이 1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는 근로·사업·연금소득 등 여타 소득에다 금융소득을 더한 소득액을 기준으로 종합소득세(세율 6~42%)를 납부해야 합니다.

이 가운데 주식투자로 인한 차익 실현은 금융 소득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다만 배당 소득은 금융소득으로 적용됩니다. 은행에 예금이 금융자산의 전부일 경우에는 전체 금융자산이 5억원일 경우 금융종합과세를 부과받게 됩니다. 연간 이자가 2%를 적용한 것을 가정한다면 말입니다. 

펀드의 경우 수익률에 따른 차익은 금융소득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펀드도 투자금액 대비 배당 수익은 금융소득으로 포함됩니다. 이 가운데 주식형펀드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ELS(주가연계증권)과 같은 금융상품에 투자한 이들도 포함되기에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LS는 상환 후 수익률은 예금을 통한 금융수익(금리)와 달리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그 범위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겁니다. ELS 수익률이 5~10%가 넘을 경우 그 적용 대상은 넓어질 수 있지만 수익률이 저조하거나 오히려 손실을 보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기획재정부는 신중론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내년에 고가 부동산에 대한 종부세와 자산가의 금융소득 과세를 동시에 강화하라고 했지만 동시에 추진하기 어렵다”라고 난색을 표했습니다. 

이번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적용 대상 범위 이상으로 심리적인 위축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ELS 등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수익률이 고정되지 않았기에 투자자들의 심리적 위축을 가져다 줄 가능성도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도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자문기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위와 기획재정부 간 금융종합과세 강화를 둘러싸고 엇갈린 입장을 수습한 것입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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