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결국 교체카드를 빼들었다. 휠러를 내치고 데이비드 헤일을 영입했다.
한화는 13일 KBO에 제이슨 휠러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하고, 헤일과 연봉 50만 달러(약 5억6000만원)에 계약했다. 헤일은 후반기부터 휠러 대신 한화의 선발 마운드를 맡는다.
휠러의 부진이 길어진 탓이 컸다. 올 시즌 한화와 57만5000달러라는 낮은 몸값에 계약한 휠러는 지난 3월25일 넥센과의 첫 등판 때 7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한화의 성적이 고공행진을 그리면서 휠러의 부담이 커졌다. 5이닝을 꾸준히 버텨준 투수지만 실점이 많았다.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6월 중순까지만 해도 휠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엔 칼을 빼들 수밖에 없었다. 가을야구를 넘어 우승까지 넘볼 수 있는 상황에서 휠러를 계속 데리고 가기에는 부담이 컸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12일 넥센전 결과에 따라 휠러의 교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 다음 날 곧바로 헤일의 영입을 발표했다. 사실상 오래 전부터 구단 내부적으로 발 빠르게 휠러의 교체를 추진해 오고 있었단 의미다.
휠러 역시 불안한 분위기를 감지했을 터. 하지만 그는 자신의 마지막 등판에서 최선을 다했다.
5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올리며 전반기를 3승9패 평균자책점 5.13으로 마무리했다. 경기가 끝난 후엔 언론을 통해 후반기 선전을 각오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에게 또 한 번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부진으로 팀을 떠나는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이별의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 두산의 지미 파레디스처럼 비판을 한 몸에 안고 떠나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휠러는 다르다. 그의 교체를 요구하던 팬들마저도 작별 인사와 함께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특유의 성실함과 최선을 다하는 자세, 그리고 돋보이는 팬 서비스 등도 팬들이 휠러와의 이별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