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국회장으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동료 의원들과 각계 인사를 비롯한 일반 시민들 등 2000여 명이 모여 고인과 마지막 함께 했다.
국회장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영결사를 통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믿고 싶지 않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이라며 애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정치의 본질이 못 가진 자, 없는 자, 슬픈 자, 억압받는 자 편에 늘 서야 한다고 생각했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라며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조사에서 “노회찬을 잃은 것은 그저 정치인 한 명을 잃은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약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의 가능성 하나를 상실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조문 기간 백발이 성성한 어른께서 저희 손을 잡고 정의당 안에서 노회찬을 반드시 부활시키라'고 당부했다”면서 “정의당은 약속드립니다. 노회찬의 정신은 정의당의 정신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회찬 의원과 함께 진보정치를 이끌었던 심상정 의원은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렸다. 심 의원은 “나의 동지, 사랑하는 동지, 영원한 동지여! ‘함께 진보정치의 끝을 보자'던 그 약속, 꼭 지켜낼 것”이라며 흐느꼈다.
이어 “당신을 잃은 오늘, 우리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깨끗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위해 당신이 감당했던 천근만근 책임감을 온몸으로 받아 안을 것”이라면서 “당신이 끝끝내 지켜내고자 했던 진보정치의 꿈, 정의로운 복지국가, 저와 정의당 당원들이 함께 기필코 이뤄낼 것”이라고 “더 단단하게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금속노동자도 이날 슬픔을 같이 했다. 조사를 낭독한 김호규 금속노동자는 “노동자도 인간이다라는 유인물을 만들어 새벽에 인천, 부천지역 공단 주변 집집마다 돌리고 먼 길을 돌아 출근했던 노동자 생활이 떠오른다”면서 “그 당시 서로 이름도 모른 채 가명으로 활동하면서 노회찬을 만났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필요할 때만 전화했던 이기심이 부끄럽다”면서 “다시 한 번 진보정당 운동과 노동운동 아래서 선배의 뜻을 받아 안고 산 자의 결기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김호규 씨의 조사 낭독에 이어 고인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물에는 고인이 직접 작곡한 ‘소연가'를 모습도 담겼다.
이날 유족을 대표해 고인의 장조카인 노선덕 씨가 조사를 읽고 난 뒤 유족들은 고인을 추모하러 온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대법원장과 여야 대표, 동료 의원들 순으로 헌화와 분향이 진행됐다. 영결식은 1시간 만인 오전 11시께 끝났다.
영결식 후 유가족과 동료 의원들은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국회 의원회관으로 향해 고인의 사무실에서 노제를 지냈다.
고인은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됐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주요 정당은 당쟁을 떠나 논평을 통해 고인을 업적을 기리며 추모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