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단체들이 잇따라 서울아산병원에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신규 간호사 면접에서 소속 간호사의 죽음을 언급, 예비 간호사들에 또 다른 상처를 안겼다는 지적이다.
간호사연대는 3일 성명을 발표하고 서울아산병원의 행태에 유감을 표명했다.
연대는 “서울아산병원의 2019년 신입간호사 공채 과정에서 한 면접관이 일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감히 상식을 가진 사람으로서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외로움과 고통 가운데 이미 세상에 떠난 망자와 그 유족을 욕보이는 천인공노할 행태이며 아직 사회에 첫 발을 내딛지도 않은 젊은이들을 향한 비열하고 잔인한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연대는 “과로와 태움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지로 몰린 피해자의 죽음을 겨냥해 을의 입장인 지원자로부터 개인의 성향으로 인한 선택이라는 답을 유도한 면접관이나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서울아산병원 모두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서울아산병원은 더 이상 간호사를 포함한 병원의 직원들을 부속품으로 여기지 말아야 하며 병원을 내방하는 고객 한사람 한사람을 수익창출의 도구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며 “서울아산병원이 고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에 대해, 그리고 지난날의 과오에 대해 진심으로 속죄하고 책임을 다 하기로 결정하는 그 날까지 우리의 피눈물을 모아 고인의 넋을 기리며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동하는간호사회도 서울아산병원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간호사회는 “故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할지 답변해야 하는 것은 서울아산병원”이라며 “그러나 질문의 내용을 보면 우리 병원은 바뀔 생각이 없으니, 너희(면접자)들이 어떻게 버틸 건지 계획을 말해보라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선배의 죽음으로 인한 상처가 온전히 아물지도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아산병원의 갑질 면접은 치유하기 힘든 트라우마”라며 “아산병원은 부적절한 질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즉각 해명하고, 아산병원 대표자인 병원장은 학생들과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