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군단의 날개나 다름없다. 한화 이글스의 베테랑 정근우의 얘기다.
정근우는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KBO리그 KT 위즈전에서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2,3루 상황에서 김재윤을 상대로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뽑아냈다. 이 승리로 한화는 KT전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며 2위 SK와 승차 없는 3위를 유지했다.
최근 한화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침체를 겪었다. 양성우가 지난달 19일 손목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이튿날은 김태균이 종아리 통증을 호소해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송광민마저 부진을 거듭하다가 지난달 24일 햄스트링 근육 파열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한화는 7월 팀 타율 2할8푼8리로 7위에 머물렀다. 득점은 9위였다.
이런 가운데서 베테랑 정근우의 존재는 한화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1번타자로 나서 10경기 타율 3할3푼3리 장타율 5할2푼4리 출루율 4할1푼7리를 기록하고 있다. 또 이 기간 7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지난 겨울, FA 재계약 문제로 마음고생을 한 정근우는 설상가상 올 시즌 초 수비 불안 등으로 설 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지난달 1군에 복귀한 이후 이전과는 다른 생존법을 발휘했다.
익숙한 2루수가 아닌 좌익수, 1루수로 뛰며 부여받은 역할을 묵묵히 해냈다. 하주석과 강경학, 정은원 등의 젊은 선수들 위주로 내야가 꾸려진 가운데서 베테랑의 가치를 입증했다.
한용덕 감독은 정근우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거둔 뒤 “정근우가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마지막 찬스에서 정근우 다운 타격으로 승부를 뒤집었다”고 칭찬했다.
자존심을 내려놓고 팀을 향한 헌신으로 무장한 정근우가 한화의 비행에 날개를 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