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에 이어 에쿠스, 아반떼 등 국산 자동차에도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빨리 도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란 가해자의 고의적·악의적 불법행위로 인명이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피해자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것으로 발생한 손해 범위 안에서만 배상하는 일반적인 손해배상과는 달리 가해자에 대한 징벌적 성격이 강하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BMW 차량에서 잇따라 불이 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에만 5건의 차량 화재 사고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7시50분쯤 경남 사천시 남해고속도로에서 BMW 730Ld 차량에서 불이 났고, 8시50분에는 경기도 의왕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BMW 320d 차량이 불에 탔다. 특히 2011년식 730Ld는 리콜 대상 차량이 아니었음에도 화재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만 36대의 BMW 차량이 불탔다.
같은 날 오전 에쿠스에서 화재가 나 조수석에 탔던 여성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또 아반떼 승용차와 오후 7시35분쯤 전남 담양군 광주대구고속도로 광주 방면 10km 지점을 지나던 SM5 승용차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이같이 연이어 차량 화재 사고가 나면서 운전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연간 차량 화재는 해마다 5000여건씩 발생한다. 교통사고·부주의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건을 제외한 70% 정도가 기계적·전기적 원인 또는 원인 미상의 화재다. 특히 정부의 늑장 대응에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포함한 ‘자동차 리콜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이달 중 법령 개정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민단체들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포함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으로 소비자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팀장은 "정부는 BMW 화재 원인 규명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자동차 제조에서 유통, 판매, 수리, 리콜, 교환·환불에 이르는 전 과정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BMW 피해자 모임' 21명은 지난 9일 의혹을 파헤치려면 강제 수사가 필요하다며 차량의 결함을 알고도 은폐한 혐의로 BMW코리아, BMW 독일 본사와 김 회장을 비롯한 이 회사 관계자 6명을 고소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