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터키發 환율 폭락, 국내 증시에 제한적”

증권가 “터키發 환율 폭락, 국내 증시에 제한적”

기사승인 2018-08-13 17:32:22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13일 터키발 환율 약세와 관련해 국내 증시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한국의 경우 여타 신흥국보다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터키의 갈등 악화 속에 리라화 가치는 지난 10일 달러화 대비 10% 이상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오전 한때 10% 가까이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주가지수가 급락했다. 

국내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34p(1.50%) 내린 2248.45에 장을 마쳤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 경계심이 높아질 수 있으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전체로 위험이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터키 이슈가 아직은 다른 위기국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 FT에 따르면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은행의 터키 대출 규모는 1200억달러 내외로 제한적이다. 투자심리에는 단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터키 이슈가 코스피의 전저점을 테스트할만한 이슈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라고 분석했다.

신흥 아시아의회사채 스프레드나 CDS는 그나마 안정적이었다는 사실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터키 외환위기 이슈의 충격이 카자흐스탄이나 이란 등 일부 취약한 신흥국들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 연구원은 "터키 이슈로 당분간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하겠으나 주요 신흥국의 외환 유동성 대응능력이 양호해 대형 위기로 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크고 단기부채가 많으며 보유 외환이 넉넉하지 못한 가운데 미국과 갈등을 빚는 신흥국들이 주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달러 강세 흐름 속에 터키발 악재가 불거진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허진욱 삼성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터키발 불안과 이에 따른 유로화 약세는 단기적으로 달러화 강세를 가속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좋지 않다. 신흥국 통화뿐만 아니라 터키와 관련된 유로화까지 끌어내리며 달러는 저항선을 돌파했다. 주말 터키 대통령은 새로운 연합을 모색하겠다고 선언하며 채권국인 유로존 발목을 잡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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