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부담과 책임을 짊어지고 마운드로 복귀한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16일 오전 11시 10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105일만의 복귀전이다. 류현진은 올해 6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2.12로 최고의 시즌 초반을 보냈다. 2013년 전성기를 떠올리게 할 만큼 압도적이고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5월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2회말 불현듯 왼쪽 사타구니 부상을 당했고 결국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당초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회복이 더뎠고 8월 들어서야 실전 피칭에 나섰다.
몸 상태가 올라온 류현진은 거침이 없었다. 지난 3일 싱글A 등판에서 4이닝 1실점으로 투구 감각을 끌어 올렸고 이어진 트리플A 등판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벤치로부터 합격점을 얻은 류현진은 예정됐던 마이너리그 등판을 거르고 빅리그에 복귀했다. 경쟁이 심한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대신 팀 투수진에서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1, 2위를 각각 차지했던 마에다 켄타와 로스 스트리플링이 불펜으로 갔다. 이들은 마무리 켄리 잰슨의 부상 이탈 등으로 뒷문이 헐거워진 팀 사정을 감안, 선뜻 불펜행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밀어내고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한 만큼 류현진으로선 부담이 막중해졌다. 특히 현재 처한 팀 상황도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 다저스는 14일 기준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에 올라있다. 1위 애리조나와는 1게임차다. 이런 다저스의 뒤를 콜로라도가 1.5게임차로 바짝 추격 중이다. 류현진은 다저스 벤치의 믿음과 계획에 따라 지속적인 호투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몇 차례 기회가 주어질 것이지만 시즌 초반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류현진도 얼마든지 로테이션에서 밀려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다음해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둔 류현진의 머리도 복잡해진다.
그래서 첫 걸음이 중요하다. 류현진은 통산 샌프란시스코 상대로 4승6패 평균자책점 3.36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엔 한 차례 만나 5.2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다.
류현진이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복귀전 제물로 삼을 수 있을까.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