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또 한 번의 무리수를 뒀다.
류현진은 22일 오전 11시10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은 지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가진 105일 만의 복귀 등판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5연패를 끊어냈다. 류현진은 이날도 침체에 빠진 팀의 승리를 위해 마운드에 섰다. 그간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류현진이기에 기대감이 높았다.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0~141km에 머물렀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이용하며 타자를 제압해나갔다. 마르테니스에게 적시타, 몰리나에게 투런 홈런을 내준 3회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위기도 없었다. 4회를 실점 없이 처리한 류현진은 투구 수 72개를 기록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4회말, 다저스 타선이 무사 2,3루 찬스를 잡으며 로버츠 감독의 마음이 동요했다.
푸이그가 범타로 물러나자 로버츠 감독은 타석에 설 준비를 마친 류현진을 도져로 교체했다. 쉽게 납득하기 힘든 선택이었다. 다저스는 전날에도 선발 알렉스 우드에게 4이닝만을 맡기고 불펜에게 남은 5이닝을 책임지게 했다. 불펜에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로버츠 감독은 당장의 득점 찬스를 살리는 편을 택했다. 류현진은 결국 4이닝 4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등판을 마무리했다.
문제는 결과마저 좋지 않았단 것이다. 도져는 헛스윙 삼진으로 맥없이 물러났고 뒤이어 타석에 선 피더슨은 초구를 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무사 2,3루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도 모자라 투수진까지 소모하게 됐다.
다저스는 최근 지속된 불펜 약화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로버츠 감독의 지난 친 불펜 맹신이 불러온 결과다. 좋은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발에게 긴 이닝을 맡기기보다 불펜 투수에게 의존하는 경기를 펼쳤다. 이에 과부하가 찾아왔지만 로버츠 감독은 팀 상황은 아랑곳 않고 자신의 스타일대로만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한 팬들의 피로감도 상당한 수준이다.
더불어 로버츠 감독의 이러한 용병술은 자칫 선발 투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어 치명적이다. 특히 퀵후크의 결과가 좋지 않으면 벤치를 향한 선수들의 반감 또한 커질 수 있다.
다저스는 현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다. 1위 애리조나에 2.5게임차로 뒤져있다. 불안한 팀 성적이 로버츠 감독의 기행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