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부터 조태룡까지… 오욕으로 얼룩진 혁명가

이장석부터 조태룡까지… 오욕으로 얼룩진 혁명가

기사승인 2018-08-29 16:58:00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에서 ‘마케팅 전문가’ 이미지로 승승장구했던 조태룡 강원FC 대표가 비위 혐의를 받으며 축구계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앞선 6월 조 대표의 비위 혐의가 언론을 통해 밝혀졌다. 1차 조사에서 일부 혐의가 밝혀진 뒤 지난 20일 강원도가 체육과와 감사관실 합동으로 특별검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조 강원FC 대표가 광고료 유용과 인턴사원 개인 업무 동원, 불합리한 인센티브 계약 등의 비위를 저지른 사실이 밝혀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 대표는 자신이 설립한 광고대행사(MtoH)가 모 항공사와 전광판 광고 영상 계약을 하면서 받은 1000만원 상당의 항공권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또 동생이 운영하는 술집 업무에 인턴사원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조 대표가 광고대행사 대표를 겸직하며 구단이 수주한 광고료의 50%를 가져가도록 계약한 것과 도민 구단의 재정에 걸맞지 않게 5억원 안팎의 인센티브를 챙긴 것도 문제가 됐다. 최근에는 거래처 업주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치 성향을 조사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강원도는 앞선 1차 조사 때 광고료의 절반을 회수했으나 조 대표가 4년 만에 강원FC를 1부리그로 승격시킨 공로를 인정, 임기를 보장해주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3개월여 만에 특별검사를 받게 되면서 남은 임기 보장이 힘들어졌다. 

조 대표는 2008년 2월부터 7년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단장을 지냈다. 모기업 기반이 없는 프로야구 히어로즈 구단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00개 안팎의 중소규모 후원사를 끌어들이는 등 애썼다.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강원FC 역시 이런 조 대표를 2016년 대표로 임명해 변화를 꾀했다. 실제로 조 대표는 파격적인 선수 영입과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주목 받았으나 사면초가에 빠지게 됐다. 

프로축구 연맹은 이른 시일 내 상벌위를 열 것이라 밝혔다. 만약 검토 과정에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할 수 있는 비위 행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고, 프로축구의 위신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조 대표에 대한 ‘자격정지’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조 대표와 함께 히어로즈 구단을 일으킨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도 회삿돈 횡령 및 수십억원 투자금을 받고도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지분을 넘겨주지 않은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저예산 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던 두 ‘혁명가’의 경력이 오욕으로 얼룩지고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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