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양승태 사법부'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법원의 영장청구 기각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민주당의 비판에 법사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 옳지 않다며 반박에 나서면서 말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여상규 의원(법사위원장)은 "이미 진행된 재판 결과를 놓고 당·부당을 국회에서 의논하는 것은 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의 의사진행 발언 신청을 거부했다.
재차 의사진행 발언 신청이 들어오자 여 의원은 "이 회의 진행권은 위원장이 가지고 있다"며 "어디서 큰 소리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국회의원의 발언을 너무 제한하려고 한다"며 "아무리 사법부라 하더라도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개인 의견을 이야기하는 게 국회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여 의원은 "불복절차가 있다. 사법부의 결정에 대해서는 불복 절차를 따르면 될 것"이라며 반박했고, 박 의원은 "위원장이 사회만 보면 되지, 무슨 당신 판사냐"며 맞서면서 청문회장에 날선 설전이 오갔다. 결국 청문회는 잠시 중단됐다가 다시 정회했다.
한편,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는 이날 청문회에서 "헌법재판소는 항상 국민의 편에 서서 국가권력의 남용을 견제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헌법재판소는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용기를 바탕으로 입헌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켜나가야 한다"며 "소수자와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헌법이 명시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