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노마드-아낌없이 주도록’ 감성토크가 전하는 힐링… ‘느림의 매력’ 통했다

‘토크 노마드-아낌없이 주도록’ 감성토크가 전하는 힐링… ‘느림의 매력’ 통했다

기사승인 2018-09-29 08:19:23

‘토크노마드’의 ‘재즈’같은 힐링 감성이 통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발자취를 밟은 김구라, 이동진, 정철, 남창희, 그리고 구혜선이 사랑에 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들을 전하며 재즈 선율 같은 느림의 매력으로 시청자들 마음에 잔잔한 울림과 재미를 선사한 것이다.

한예리와 함께 한 서울 여행에서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촬영지인 학림다방을 찾아 영화와 비엔나커피, 음악 DJ 등과 같은 이야기하며 소소한 수다의 재미를 더했다. ‘토크노마드’는 마치 추억 속에 빠졌다가 다시 나온 듯한 여운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공감과 호평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MBC 리얼 토크 버라이어티 ‘토크 노마드-아낌없이 주도록’(이하 ‘토크노마드’)서는 김구라-이동진-정철-남창희와 객원 노마드 팔색조 매력의 감독 겸 배우 구혜선과 함께하는 강원도 여행 두 번째 이야기와 한예리와 함께하는 서울 편의 첫 번째 이야기가 공개됐다.

우선 김구라, 이동진, 정철, 남창희, 구혜선은 마지막 여행지로 영화 ‘봄날을 간다’에서 상우(유지태 분)와 은수(이영애 분)의 사랑이 시작된 장소인 삼척 신흥사로 밤 산책을 나섰다. 한국 멜로 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봄날은 간다’는 방송국 프로듀서인 은수와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가 소리 채집을 위해 여행을 떠났다 만나는 이야기다. ‘봄날은 간다’는 아름다운 배경과 음악, 이영애와 유지태의 열연, 공감 가는 스토리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많은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신흥사에 도착한 구혜선과 김구라 ,이동진, 정철, 남창희는 영화 속 명장면을 따라 사진을 찍으며 여행을 기념했다. 이후 ‘토크 노마드’ 멤버들은 ‘봄날은 간다’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봄날은 간다’를 지난 20년간 나온 한국 멜로 영화 중 베스트로 꼽은 이동진은 “허진호 감독과 이영애, 유지태 세 분 다 베스트가 이 영화 같다. 사랑이라는 것을 마치 작고 여리고 상처받기 쉬운 짐승처럼 다루는 거다. 사랑이라는 작은 동물의 생로병사 같은 것이 이 영화에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굉장히 어른의 사랑 같다”고 평했다.

이동진의 추천으로 ‘봄날은 간다’를 봤다고 밝힌 김구라는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찾아온 은수에게 등을 돌리는 상우의 선택은 ‘최상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도돌이표니까”며 “저는 이 영화를 49살에 접했다. 심지어 이혼하고 난 다음에 접하니까 누구의 심정도 다 이해할 수 있겠더라. 저는 남녀 간에 있어서 사랑보다는 인간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정철은 ‘봄날은 간다’를 속도에 비유했다. 그는 “저는 속도가 생각났다. 영화의 속도일 수 있고 두 사람 사이의 속도일 수 있다. 일부로 느리게 가는 느림이 있다”고 말했다.

‘봄날은 간다’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이영애의 ‘라면 먹을래요?’ 유지태의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와 같은 다양한 명대사다. 특히 오늘날 유혹(?)의 대명사로 꼽히는 ‘라면 먹을래요?’에 대해 이동진은 “은수는 경험이 많지 않느냐. 사랑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은수는 이야기했을 때 거절해도 타격이 없는 음식을 말한 거다. ‘라면 먹을래요’는 소기의 성과는 거둔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게 되니까. 거절을 한다고 할지라도 ‘라면 먹으라고 한 것’이라는 알리바이가 성립을 하니, 한국적인 상황에서 라면이 정말 잘 어울리는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사랑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 오갔다. 구혜선은 “저는 사랑을 잘 모르겠다. 사랑이 도대체 뭔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고, ‘난 사랑은 없다고 생각해’라고 살아왔다. 사랑은 없는데 나를 믿는다. 사랑을 믿기보다는 사람을 믿으니 사랑하는 사람을 끌고 가려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남편 안재현에 대해 “내가 사랑하는 상대는 나의 자화상인 거다. 저도 결혼을 하고 어느 날 남편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는데 그걸 뒤집어 보면 제가 그 모습을 하고 있더라. ‘나와 똑같은 사람하고 살고 있네’ 했다”며 “관찰 예능을 했는데 보고 놀랐다. 내가 좋아하는 남편의 모습이 내 모습이더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구혜선의 사랑과 봄에 관한 철학에 ‘토크 노마드’ 멤버들은 “인생선배의 주례사 같다”고 감탄하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구혜선은 ‘토크 노마드’ 멤버들에게 뜻과 정성이 담긴 특별한 선물을 전달하며 마음을 전했다.

강원도 여행을 마무리하는 시간 카피라이터인 정철은 “이번 여름이 정말로 힘들지 않았느냐. 한 줄 카피라이터로 정리를 하자면 ‘헤비메탈은 끝났다. 이제는 재즈다’”라며 “기존의 예능이 헤비메탈이라면 우리는 재즈 같은 예능이지 않을까 싶다”고 ‘토크 노마드’에 대해 정의했다.

‘토크 노마드’가 떠난 두 번째 여행지는 서울이었다. 두 번째 객원 노마드는 연기면 연기, 한국무용, 라디오 DJ까지 화수분 같은 매력을 지닌 배우 한예리였다. 역사의 한 장면을 품은 혜화동 학림다방에서 만난 김구라, 이동진, 정철, 남창희는 객원 노마드에 대한 기대를 표했고, 특히 김구라는 입 앞에 손을 털며 “이게(?) 좋더라. 사고가 열린 분”이라고 한예리에 대해 극찬했다.

이들이 모인 학림다방은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태희(이은주 분)에게 사랑에 빠진 인우(이병헌 분)가 신청곡으로 마음을 표현했던 초기 데이트 장소였다. 이동진은 ‘번지점프를 하다’에 대해 “막강한 영화 팬덤을 불러 일으킨 영화의 효시가 ‘번지점프를 하다’다. 세련된 연출과 배우들의 매력이 굉장히 잘 드러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진은 시나리오 탄생 배경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그는 “고은님 작가가 사귈 때 당시 남자친구가 ‘나는 다시 태어나도 너만 사랑할 거야’고 한거다. 그때 고은님 작가가 바로 받아서 ‘만약 내가 남자로 태어나면?’라고 물었고, 남자친구가 ‘그래도 사랑할 거야’라고 대답했다. 집에 들어와서 생각하니 이 대화가 재밌는 거다. 실제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떨까 해서 쓴 것이 이 영화”라고 전했다. 한예리는 “저는 이 영화를 고등학교 때 처음 봤는데 신선했다. 한국 영화서 볼 수 없었던 운명과 인연, 사랑, 그리고 남녀 간의 사랑을 넘어가는 부분이 있어서 ‘이 영화 뭐지’라면서 봤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동진의 영화 뒷이야기는 계속됐다. 그는 “이병헌은 준비를 그렇게 많이 해온다고 한다. 이병헌은 장면들의 아이디어를 다 생각해 와서 다 시연하는 타입인 반면, 이은주는 비운 뒤 그것을 채우는 타입이라고 하더라. 스타일이 반대인 것”이라며 두 사람의 다른 성향이 아름다운 케미를 완성시켰음을 알렸다.

학림다방은 ‘번지점프를 하다’ 뿐 아니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김구라, 이동진, 정철, 남창희와 한예리는 명장면들을 재연한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외에도 ‘다시 태어난다면?’이라는 주제의 낭만 토크와 80년대 히트곡의 산실이었던 음악다방에 대해 나누기도 했다. 특히 이동진은 과거 음악다방 DJ로 일하던 당시 대중적인 음악을 틀기 원했던 음악다방 주인의 기대와는 달리 생소하고 파격적인 록 음악만을 틀다가 잘렸던 일화를 전하며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후 이동진과 한예리는 그때 그 시절의 음악다방 DJ로 변신해 멤버들의 신청곡을 틀어주며 음악이 전해주는 감성과 추억을 만끽할 수 있게 했다.

구혜선, 한예리로 이어지는 감성적 객원 노마드와 생각을 주고받으며 아낌없이 자신들의 지식과 감성을 쏟아내는 김구라, 이동진, 정철, 남창희의 멋진 네 명의 토크 노마드는 시청자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눈길을 사로잡는 명장면 속에 들어가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한 감성과 여운이 남는 프로그램의 조화로움이 자극적인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 시청률 역시 소폭 상승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