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함께 개막한 안동민속축제의 일환으로 2일 국가무형문화재 제24호 안동차전놀이 공연이 탈춤공원에서 열려 웅대한 장면을 연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차전놀이는 안동지방에서 1000여 년 전승돼 온 상무정신이 깃든 민속놀이로 일명 ‘동채싸움’이라고도 불린다.
이 놀이는 후삼국시대 고을의 삼태사(김선평, 권행, 장길)가 고려의 왕건을 도와 고창(안동의 옛 지명) 전투에서 후백제의 견훤군을 무찌른 것을 기념한데서 전승돼 오고 있다.
동·서 양편은 안동시내 중심부를 흐르는 천리천을 경계로 동부와 서부로, 거주지가 아닌 출생지 위주로 나누며(부부간이라도 출생지가 다르면 편이 갈림) 낙동강 백사장에서 매년 정월 보름을 전·후해 행해지던 세계 최대 규모의 놀이다.
지역민의 정서가 담긴 남성 대동놀이로 국가의 전승을 기념하고 고장의 평화를 염원하는 역동적 움직임과 용맹한 기상, 예술적 극치를 느낄 수 있다.
동부와 서부로 나눠 대치한 상태에서 여러 차례 자기편 동채를 높이 던지기하면서 기세를 올린 후 머리꾼들의 격렬한 몸싸움과 동채 머리를 붙여 밀고 밀리며 회전을 몇 차례 전개한다.
그런 다음 동채머리를 붙여 하늘 높이 올린 후 동채가 서서히 내려오면 머리꾼들이 상대편 동채에 올라가거나 당겨 눌러서 동채머리가 땅에 닿도록 해 승패를 결정한다.
한 팀에 수백 명씩 힘을 합세해 움직이기 때문에 협동 단결심이 강한 안동차전놀이는 일제의 탄압에 의해 1922년에 중단됐다가 안동인들에 의해 재현돼 1966년 서울에서 개최된 제7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후 1967년 부산에서 열린 제8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공보부장관상을 수상했고 1968년 대전에서 개최된 제9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전해 대통령상을 수상, 이듬해 1969년 1월7일 국가무형문화재 제24호로 지정됐다.
지금까지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시연 3회, 경북도민체전시연 4회, 안동민속축제시연 46회, 국풍초청시연, 슈퍼리그 초청시연, 신촌문화축제시연, 국제로타리대회시연, 이태원지구촌축제시연, 하이서울 초청시연, 경북도청 이전기념 도민의날 축하시연, 세계군인체육대회 시연 등의 왕성한 활동을 펴왔다.
특히 2000년 독일에서 개최된 문화엑스포 ‘하노버 엑스포 2000’ 행사에 아시아주를 대표해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인 안동인 300명이 문화사절로 참가해 7일간 총 11회 시연을 보여 세계인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안동시 관계자는 “올해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서 개최된 한인의 날 행사에 초청돼 차전놀이를 시연함으로써 우리의 우수한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민간외교 역할도 훌륭히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