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앞까지 가득한 술병…할로윈 쓰레기로 몸살 겪는 이태원

어린이집 앞까지 가득한 술병…할로윈 쓰레기로 몸살 겪는 이태원

기사승인 2018-11-01 13:00:24

지난달 31일 ‘할로윈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찾았다. 인파와 쾌락으로 가득 찼던 이곳에도 물론 아침은 찾아온다. 축제가 끝난 다음날 이태원은 어떤 모습일까. 

1일 오전 8시30분,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서부터 술집이 밀집한 이태원로27가까지 거리에는 쓰레기가 가득했다. 바닥에 나뒹군 것은 낙엽이 아닌 깨진 소주병 조각이었다.

거리는 불쾌한 냄새로 가득했다. 원인은 담배 꽁초와 오물. 인근 하수구는 담배꽁초로 막혀있기까지 했다.

쓰레기 종류는 다양했다. 술병과 맥주 캔, 숙취해소 음료수병이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모자, 선글라스, 심지어 헤어스타일링에 사용되는 헤어롤도 버려져 있었다. 

어린이집 앞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정문에 담배꽁초는 물론 일회용 컵, 핫팩, 깨진 음료수병이 버려져 있었다. 주차장 옆 계단에 놓인 맥주병은 곧 굴러 떨어질 것만 같이 위태로웠다. 아이들이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다.

청소를 해야하는 이들에게 할로윈데이는 두려움이다. 이런 고역이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태원로27가 내부에 위치한 한 상가 청소를 담당하는 정모(62)씨는 “무슨 기념일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이 시기만 되면 상가 내부와 인근이 담배꽁초와 바닥에 뱉은 침으로 더러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오늘은 상가 청소를 하는 날이 아닌데 청소를 나왔다”며 “업무가 평소에 비해 배로는 더 힘든 날”이라고 토로했다.

용산구 하청업체에 소속돼 이태원 쓰레기를 수거 중인 권모(60)씨는 “할로윈데이만 지나면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가 많아 힘들다”면서 “뭐가 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버려진 쓰레기들은 또 하나같이 지저분해 수거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태원 인근 상가 주인도 고충을 털어놨다. 이태원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50대 김모씨는 “할로윈데이가 되면 술에 취한 젊은이들이 편의점 앞 가로수에서 담배를 자주 피운다”며 “마른 낙엽이 떨어져 있는데도 담뱃불을 끄지 않은 채 꽁초를 아무 데나 버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술, 침, 담배꽁초 등이 쓰레기와 함께 바닥에 엉겨 붙는다. 할로윈데이 다음날 물청소하는 것이 일”이라며 “기념일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태원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시민의식을 갖고 쓰레기를 버리는 것에 조금만 주의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