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면세점(이하 현대면세점)이 송객 수수료를 크게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달 벌어졌던 송객 수수료 출혈 경쟁이 다시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오픈 첫날 강남 인근의 신세계면세점 보다 3~5% 이상의 수수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대형 면세업계 종사자는 “정부 규제가 따로 없다면 앞으로 송객 수수료 인상은 아마 불가피 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현대면세점은 입점 당시 “기존 강남 G2, 신셰게, 롯데와 공존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주변의 풍부한 관광 인프라와 기존 롯데·신세계와 면세점 권역이 합쳐져 관광객의 수요가 늘어나 따이공에게 더 큰 매력으로 작용할 거란 주장이었다.
따이공은 대량으로 물건을 뗴어가는 중국 보따리 상인으로 시내 면세점의 상당수가 이에 의존하고 있다. 시내 면세점의 대부분은 이들에게 수수료 (리베이트) 혜택을 주고 관광객을 유치하고 물건을 대량으로 팔고 있다. 특히 사드 사태이후 시내 면세업체의 따이공 의존도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에 지난 10월 면세업계는 한차례 송객 수수료 전쟁을 치른바 있다. 중국 국경절을 앞두고 중국 관광객과 따이공 유치전에 열을 올렸다. 평소 20% 정도인 수수료는 40% 까지 치솟았다. 이는 팔아도 적자를 겨우 면하는 수준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면세점 오픈 후, 이 같은 수수료 전쟁이 재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면세점 조기 안착을 위해선 현대면세점이 대규모의 자금을 송객 수수료에 쏟아 부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존 업체도 맞불을 높을 수밖에 없다. 심화되는 경쟁은 결국 면세점의 수익 하락으로 이어진다.
아직까지 관련 면세업계들은 현대면세점의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본다는 관망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내 면세점은 따이공 의존도가 높아 시장논리에 따라 송객 수수료 인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면서도 “다시 수수료 경쟁이 벌어진다면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귀띔 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