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가 불법파견 문제 해결과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자 복직 등을 촉구하며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을 점거한지 13일로 이틀째다.
점거 농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불법파견 판정 6개월이 넘도록 모르쇠로 일관하는 한국지엠 창원공장과 사정이 이런데도 뒷짐만 지고 있다며 진보정당과 노동계가 나서 고용노동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중당 경남도당은 13일 창원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가 적극 나서서 한국지엠의 불법파견 문제와 해고자 복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중당은 “2005년 한국지엠에 대해 파견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당시 닉 라일리 사장과 사내하청업체 대표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또 6개월 전에도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지엠은 두 번의 대법원 판결, 노동부의 직접고용 시정명령에도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오히려 64명 해고라는 어이없는 해답을 내놨다. 불법파견과 외자기업의 현행법 위반이라는 어이없는 작태는 고용노동부를 비롯해 정부의 노동정책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점거 농성에 들어간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정당하다”며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과 불법파견 카허 카젬 사장 구속은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와 검찰,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 경남도당도 성명을 내고 “한국지엠 문제, 고용노동부가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한국지엠의 주력은 소형차인데 스파크 생산계획은 2022년까지로 현재 사측 계획대로라면 2022년 이후 창원공장은 폐쇄될 예정으로 창원 제조업에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또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오랜 기간 경차를 생산한 만큼 보이지 않는 지식이 축적돼 있다”며 “지식이 사라지는 것은 경제뿐만 아니라 한국산업에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 후에도 한국지엠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관계 경영진들이 구속기소돼야 함에도 사법부의 미온적인 행동을 이유로 기소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이날은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날”이라며 “48년이 지났지만 오늘 우리는 여전히 아스팔트에 서 있다”고 말했다.
류 본부장은 “아직도 투쟁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며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8개월이 지나면서 생활고에 가정이 파탄 날 지경에 이르러 최소한의 요구라고 받아달라고 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조현재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부의장은 “우리는 절실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며 “시간끌기로 희망고문을 중단하고 해고자 복직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