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검찰 “왕세자 카슈끄지 살해와 무관”…발표 미흡 논란

사우디 검찰 “왕세자 카슈끄지 살해와 무관”…발표 미흡 논란

기사승인 2018-11-16 13:56:15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와 관련한 사우디아라비아 검찰 측 입장 발표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현지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개인적으로 사우디 검찰의 발표가 일부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살인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다”며 “사우디 당국이 여전히 중요한 질문인 시신 소재와 윗선 지시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날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사우디 검찰은 기자회견을 열고 “카슈끄지 살해를 직접 명령한 사람은 그를 귀국시키기 위해 터키로 보낸 협상팀의 현장 팀장”이라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협상팀 중 5명이 카슈끄지에 약물을 주입한 뒤 시신을 토막내 이들에게 사형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검찰은 같은날 카슈끄지 살해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해명했다. 법의학 전문가가 협상팀에 포함된 이유에 대해 사우디 검찰은 “협상팀은 설득이 실패했을 때 완력을 써서라도 귀국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강제력을 동원했을 때 현장 증거를 지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카슈끄지의 시신을 훼손하기 위해 인체 해부에 능한 법의학 전문가를 데려간 것이라는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또 무함마드 왕세자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을 나간 뒤 몇 분 몇 시간 뒤 실종됐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 사우디 검찰은 “협상팀이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을 무사히 나갔다고 허위 보고했다”고 반박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는 지난 13일 카슈끄지 피살 당시 상황의 녹음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 3명의 말을 인용, 카슈끄지 살해 직후 암살팀 간에 ‘전화로 상관에게 임무 수행 사실을 보고해라’라는 대화가 오갔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 관료들은 여기서 언급된 상관이 무함마드 왕세자라고 믿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터키 친정부 일간지 예니샤파크는 지난달 17일 카슈끄지가 살해됐던 상황이 담긴 오디오를 직접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카슈끄지는 지난달 2일 오후 1시14분 자신의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떼기 위해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다. 총영사관에서 카슈끄지를 기다리던 요원들은 그를 고문하기 시작했다. 요원들은 카슈끄지의 손가락 여러 개를 절단, 얼마 지나지 않아 그를 참수했다. 

녹음 파일에는 무함마드 알 오타이비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가 요원들을 향해 “(고문은) 밖에서 하라”고 말하는 음성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알 오타이비 총영사는 지난달 16일 사우디로 귀국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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