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해빙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는 가운데, 중국발 ‘훈풍’에 대한 유통가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중국 관광객 수는 사드 이전으로 회복세를 그리고 있고, 중국 당국은 곧 한국행 온라인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전면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은 지난 14일 한국행 온라인 단체관광 상품을 내놨다 돌연 취소한 바 있다. 아직 판매를 재개하지 않았으나 다른 상위권 온라인 여행사들은 상품을 계속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씨트립도 속도 조절을 하며 곧 판매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사드 빗장’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긍정적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는 온라인 단체관광 상품 판매가 재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국영인 씨트립이 당국의 허가를 얻어 상품을 내놨지만 한국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정치적 부담을 느껴 상품을 내린 것으로 본다”면서 “온라인 단체관광 상품이 다시 풀리면 면세업계를 비롯해 관광 시장 자체가 커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장품 업계 역시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내 K뷰티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사드 해빙 가속화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며 “단체관광 재개로 중국인 관광객 숫자가 다시 증가한다면 매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호텔업계도 최근 해빙 분위기에 미소를 띠고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 역시 “작년 중국, 일본 관광객 감소로 한차례 침체기를 겪은 바 있다”며 “최근에는 일본 관광객도 증가 추세고, 이에 중국 단체 관광객까지 돌아온다면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유커의 귀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관광시장 활성화는 물론 면세시장 경쟁 완화 등 여러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면세업계는 그동안 유커 싼커를 대신에 등장한 따이공(보따리 상인)에 막대한 수수료를 지불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 면세점이 10개가 넘은 상황에서 유커가 돌아오면 면세 시장 경쟁은 완화하고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란 기대가 있다”며 “현재 따이공으로 재편된 시장이 오래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커의 귀환’에 대해 섣부른 전망만 많은 뿐 현실은 변화한 게 없어 ‘훈풍’이 아닌 ‘허풍’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사실 최근 증가한 중국인 입국자를 살펴보면 따이공이 대다수일 뿐 아니라, 중국 당국의 정책도 손바닥 뒤집듯 바뀐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작년 한중 정상회담 이후 해빙 분위기는 조성됐지만, 실제 개선된 사항은 별로 없었고, 이런 상태가 지속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사드 해빙이 가속하는 분위기지만, 유커의 한국 관광이 다시 자리를 잡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 당국의 정책 역시 북한, 미중 무역분쟁 등 정치적 상황과 엮여 언제든 바뀔 수 있어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라고 귀띔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