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발전기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서울 강남구 휘문고등학교 재단 관계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휘문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휘문의숙 전 이사장 민모(65)씨와 휘문고 전 교장·행정실장 등 8명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민씨 등은 지난 2008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운동장, 강당 등 학교 시설물을 한 교회에 빌려주고 법인과 학교 명의 계좌로 53억원을 받았다. 이후 이 비용을 교비로 쓰지 않고 사적인 용도로 현금 인출해 사용한 혐의다.
또 민씨는 휘문고 명의 법인 카드로 단란주점 등에서 4500만원 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1년에 12월 학교 법인 소유의 7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을 짓고 무주택 임대업자인 신모(72)씨와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신씨는 세입자에게서 받은 73억원 상당을 내부 비용으로 사용한 것처럼 회계처리 해 빼돌린 것이 적발돼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민씨의 모친인 휘문고 명예 이사장 김모(92)씨도 재단 명의 법인카드로 음식점과 호텔 등에서 23000만원을 썼다.
경찰 조사에서 학교 관계자들은 민씨 등의 부적절한 교비 사용을 알고도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립재단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 보고 지속적으로 첩보를 입수해 위법행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휘문의숙 재단 비리는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의 ‘사학비리’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앞서 자체적으로 첩보를 입수해둔 경찰은 교육청에서 감사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해왔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