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에 의한, 신하균을 위한 드라마가 탄생했다. 지난 3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새 월화극 ‘나쁜형사’의 이야기다.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배우 신하균은 첫 회부터 강렬하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 덕분일까. ‘나쁜형사’는 첫 회 시청률 8.3%(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첫 회는 파격적이었다. 지상파 10시 드라마로서 이례적으로 19세이상관람가로 방송된 이유가 있었다. 폭력이나 살인 장면이 적나라하게 연출되기도 했지만, 형사가 살인마의 죽음을 방관하는 마지막 장면이 특히 충격적이었다. 다음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신하균은 살인마보다 더 나쁜 형사 우태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과거 회상과 현재를 넘나드는 흐름이 자연스러웠던 것은 신하균의 섬세한 연기 덕분이었다. 촬영과 효과, 음악 등도 공들인 기색이 역력했다. 초반 긴장감 넘치는 추격 장면과 과거 메밀밭 살인사건 재현 장면 등은 ‘나쁜형사’가 본격적인 수사 장르물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신하균의 호연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 세련된 화면 등은 ‘나쁜형사’의 강점이다. 하지만 불안한 부분도 있다. 신하균 외 배우들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쁜 형사’가 형사와 사이코패스 기자의 공조를 그리는 만큼, 은선재 역할 맡은 이설의 활약이 중요하다. 주인공의 돋보임 만큼 중요한 것은 다양한 역할의 조화가 아닐까.
■ 볼까
‘미드’나 ‘영드’ 등 해외 드라마에 열광하는 시청자에게 추천한다. 원작인 BBC ‘루터’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새롭게 각색한 편이지만, 완성도 높은 긴장감을 추구한다는 면에선 비슷하다. 믿고 보는 신하균을 또 한 번 믿는다면 ‘나쁜형사’를 봐야 한다.
■ 말까
1·2회가 19세이상관람가 등급을 받은 만큼, 기준에 들지 않는 연령의 시청자는 보고 싶어도 보면 안 된다. 폭력에 대한 묘사가 자세한 만큼 거부감이 있는 시청자라면 포기하는 편이 좋다. 착하지 않은 주인공이 어색한 시청자도 재미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주인공 우태석은 목적을 위해 정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나쁜형사’이기 때문이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