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 출범…임수빈 전 부장검사 위원장으로 영입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 출범…임수빈 전 부장검사 위원장으로 영입

기사승인 2018-12-09 11:30:25

태광그룹이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57)를 위원장(사장)으로 하는 ‘정도경영위원회’를 출범시키며 기업문화 쇄신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정도경영위원회는 임 위원장이 상근하는 상설기구로 주요 계열사 CEO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그룹 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정도경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특히 주요 경영활동에 탈법 및 위법 요소가 없는지 사전 심의하고, 진행 중인 사안도 일정한 기준을 만들어 정기적인 점검을 함으로써 올바른 그룹 문화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19기로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대검찰청 공안과장을 거쳐 지난 2009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를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났다. 그는 재직시절 소신 있는 개혁파 검사로 명성이 높았으며, 대중들 사이에서는 ‘PD수첩 검사’로도 유명하다. 2009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재직 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한 상부 지시에 “언론의 자유 등에 비춰볼 때 보도 제작진을 기소하는 것은 무리”라며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겪다가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임 위원장은 지난해 검찰 개혁을 강조하는 논문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검찰권 남용 통제방안’ 논문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논문을 통해 “수사는 잘하는 것 보다 바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도경영을 실천함으로써 기업의 해묵은 관행을 고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등 기업문화를 일신하려는 태광그룹의 제안을 수락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임 위원장은 “처음엔 태광그룹의 제안을 받고 고민했지만, 지배구조 개선 활동과 오너 개인 지분 무상증여 등에서 개혁에 대한 진정성을 느껴 수락하게 됐다”며 “특히 기업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던 저에게 수차례 부탁했다는 것도 개혁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업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사회에 도움이 되고 국가발전에도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태광을 건강하게 만들어 국가와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 밖에도 황신용 전 SK하이닉스 상무(49)도 정도경영위 위원(전무)으로 합류한다. 황 위원은 국회 보좌관과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SK하이닉스 정책협력을 담당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은 객관적인 시각과 엄정한 잣대로 그룹을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임 위원장이 그룹의 변화와 개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그룹이 위기에서 벗어나 재도약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도경영은 고 이임용 태광그룹 창업주가 평생 지켜 온 경영철학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지금, 더욱 강조하고 지켜나가야 할 가치라는 게 태광그룹 측의 설명이다. 실제 태광그룹은 2016년 12월부터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했으며, 이호진 전 회장 등이 소유했던 계열사들도 무상증여, 합병 등의 방식으로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1300억원 상당의 개인 지분을 세화여중·고와 태광산업에 무상 증여했다. 내부거래와 일감 몰아주기 등 논란을 해소하고 사학의 안정적 재정 기반을 마련해줬다는 평가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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