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이륙 직전 '내려달라' 극성 한류 팬에 항공사 골머리

비행기 이륙 직전 '내려달라' 극성 한류 팬에 항공사 골머리

MAMA열린 홍콩서 아이돌 탄 비행기 따라탄 한류 팬, 이륙 직전 '내리겠다' 배짱

기사승인 2018-12-16 13:09:32

홍콩에서 한류 아이돌그룹 극성 팬들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인해 여객기 승객 전원이 이륙 직전 비행기에서 내려 보안점검을 다시 받는 불편을 겪었다.

16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홍콩국제공항에서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에 탄 360여 명의 승객은 오후 3시 25분 이륙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중국인 3명과 홍콩인 1명 등 20대 승객 4명이 '급한 일이 있다'며 이륙 직전 갑자기 비행기에서 내리겠다고 요구하며 소동이 벌어진 것.

이들은 지난 14일 홍콩에서 열린 '2018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 참가한 한 아이돌그룹의 팬들이었다.

당시 퍼스트클래스 2석, 비즈니스 1석, 이코노미 1석 등 모두 4석의 비행기 표를 예약해 기내에 올랐다가 아이돌그룹이 앉아있던 좌석으로 몰려갔다. 그러다 비행기가 이륙 준비를 시작하자 내리겠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억지를 부렸다.

항공 규정상 이륙 직전의 여객기에서 한 명의 승객이라도 내리는 경우 위험한 물품을 기내에 놔둔 채 내렸을 우려가 있으므로 해당 여객기에 탄 모든 승객이 내린 후 보안점검을 다시 받아야 한다.

결국 아이돌그룹을 포함한 360여 명의 승객은 모두 자신의 짐을 든 채 비행기에서 내려 보안점검을 다시 받아야 했고, 이 여객기는 1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서울을 향해 이륙할 수 있었다.

대한항공 측은 홍콩 경찰을 불러 이들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지만, 홍콩 경찰은 "승객들의 물리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조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조사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말썽을 일으킨 아이돌팬 4명 모두에게 항공요금을 환불했고, 이륙 지연으로 인한 비용을 홍콩국제공항에 지불하는 등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다.

홍콩발 서울행 노선 퍼스트클래스 좌석의 가격은 200만원에 가깝지만, 환불에 따른 수수료 등 불이익이 없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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