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중장년이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면서 온라인 쇼핑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엔 경제력이 있으면서 인터넷, 스마트폰 등 IT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중장년을 일컫는 '실버서퍼(silver surfer)'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실제로 전자상거래 기업 옥션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한 달간 식품‧패션‧생활용품 품목의 연령별 구매 비중을 분석한 결과, 50대 60대 각각의 구매 비중은 모두 20대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50~60대의 비중을 합하면 30대의 구매 비중을 넘어서기도 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식품의 경우, 40대의 구매 비중이 40%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9%, 50대가 18%, 60대가 7%, 20대가 6%로 가장 적었다. 의류‧가방‧명품을 포함한 패션 품목의 경우도 40대가 39%, 30대가 27%, 50대가 15%, 60대가 12%, 20대는 7%로 집계됐다.
생활용품의 구매 비중 역시 40대가 27%로 근소하게 26%인 50대를 앞섰고, 뒤이어 30대가 22%, 60대가 14%, 20대가 11%로 분석됐다. 특히 20대는 식품‧패션‧생활용품 전 분야에서 고령층인 60대보다도 구매 비중이 적었다.
이에 젊은 층은 줄고 중장년은 느는 급속한 고령화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경제권을 갖춘 중장년이 모바일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50~60대 ‘실버서퍼’ 쇼핑족도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옥션 관계자는 "식품·생활용품의 경우 원래 젊은 층보다 중장년층의 구매가 많기도 했다"면서도 "최근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구입에 적극적인 50~60세대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버서퍼’ 쇼핑족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옥션이 2014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전 품목 연령별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50∼60대의 구매량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60대는 171%, 50대는 130% 급증했다. 50∼60대 고객 비중 역시 2014년 17%에서 27%로 뛰었다.
전자상거래 기업 위메프의 올 상반기 통계 역시 비슷했다. 50~60대 매출은 작년 대비 36% 증가했고, 회원 수도 3년 전보다 2.6배 늘었다. 11번가에서도 50대와 60대 거래액은 2014년보다 각각 93%, 87% 증가했다.
'실버서퍼' 쇼핑족 증가 배경엔 스마트폰이 있다. 컴퓨터 웹사이트 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이용이 쉬워 50~60대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업계는 50대 이상 고객의 80%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실버서퍼'를 잡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경쟁도 속도를 내고 있는 추세다.
한편 온라인 유통업계는 내년 설 명절에도 시장, 백화점 대신 온라인으로 명절 상품을 구입하는 50~60대 ‘실버서퍼’ 쇼핑족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월 G마켓이 건강식품, 한우 등 명절 상품 구매 고객을 분석한 결과, 50~60대의 구매 신장률은 작년대비 35%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권을 갖춘 시니어들이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지며 온라인 쇼핑을 더 이상 어려워하지 않게 됐다”며 “내년 설날에도 50~60대의 온라인 쇼핑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