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4개 병원과 서울대 의과대학, 대한공공의학회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보건·의료·복지 연계체계를 주제로 ‘제1차 서울 임상공중보건(Clinical Public Health) 컨퍼런스’를 20일 개최한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행사 하루 전인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컨퍼런스 취지를 설명했다.
권 단장에 따르면 이번 컨퍼런스의 목적은 고령화·메르스·기후변화 등 사회적 문제를 지역사회 의료기관과 협업해 해결하는 ‘임상공중보건’ 모델 구축이다. 임상공중보건이란 개인의 건강 문제를 다루는 ‘임상의학’과 인구집단의 문제를 다루는 ‘공중보건’을 합친 말이다. 쉽게 말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고혈압, 당뇨 등의 질병은 공중보건 영역이지만, 이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곳은 지역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양 영역이 서로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통적으로 공중보건은 지역, 환경, 건강 인프라 등과 관련이 있었고, 임상의학은 진단, 투약, 수술, 처치 등과 연관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고령화, 만성질환 등의 문제가 공중보건 영역이 됐고, 임상의학 영역과 중첩됐다”며 “공중보건 문제는 지역사회 자원과 어떻게 연계해 해결하느냐가 중요한 숙제인데, 의료가 먼저다 복지가 먼저다 헤게모니 싸움을 하면 해결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995년부터 보건복지 통합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실패한 이유는 전문직종간 갈등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다학제 협력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지역사회에서 이것이 잘 구현돼 있는 곳은 병원이다. 의료진, 사회복지사, 영양사 등이 한 곳에 모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커뮤니티케어에서 지역거점병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관점에서는 완치가 중요한데, 대학병원, 지역거점병원의 지원 없이는 어려운 일”이라며 “전염병을 예로 들면, 과거 공중보건 영역에서는 어떤 우물에서 세균성이질이 발생했느냐가 중요했는데 메르스 이후에는 치료는 물론 병원에서 격리해 관리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병원의 역할이 옛날보다 훨씬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메르스, 기후변화, 정신질환, 커뮤니티케어 등 다양한 부문의 임상공중보건 이슈들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임상영역과의 공동연구 및 사업을 논의한다. 오전 심포지엄1에서는 ‘커뮤니티케어와 대학병원의 역할’을 주제로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이 좌장을 맡고, 권용진 단장, 강철환 분당서울대병원 임상예방의학센터장, 윤희상 마산의료원장이 발표한다. 여기서 권 단장은 의료보장 사각지대 해결을 위한 커뮤니티 건강복지 연계 방안 및 홈케어 필요성을 제언한다.
오후에는 ‘다시 찾아온 메르스: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관리센터장이 좌장을 맡고,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장, 박완범 서울대병원 격리병동장, 진범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관리팀장, 김은진 서울대병원 감염관리팀장이 발표한다. 신상도 과장은 감염응급환자 실시간 감시체계 구축을, 박완범 병동장은 의사 결정과정의 단일화 등을 주장한다.
심포지엄2에서는 ‘기후변화시대의 공중보건 대응 전략’을 주제로 나기영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부단장이 좌장을 맡아 배상혁 가톨릭대 교수, 김종헌 박사, 채수미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발표한다. 이들은 폭염과 이상기온, 미세먼지 등 환경의 변화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논의한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