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치료가 어려운 저분화갑상선암에서 갑상선자극호르몬에 의한 암 성장 촉진 작용을 처음으로 밝혔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조선욱, 박영주, 송영신 교수팀은 이 연구결과를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갑상선자극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갑상선호르몬의 농도를 조절한다. 갑상선에서 만들어져 혈액으로 분비되는 갑상선호르몬은 생체 기능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돌아가게 하는 등 우리 몸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상선자극호르몬은 갑상선호르몬 조절 외에도 갑상선암 세포의 활동에도 관여한다. 갑상선자극호르몬의 농도가 높아지면 갑상선암 세포가 활성화 되는데, 이 때문에 갑상선암 환자들은 수술 후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을 받는다.
단,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저분화갑상선암은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저분화갑상선 암세포 및 혈관내피세포 실험과 저분화갑상선암을 이식한 종양마우스 모델을 이용해 갑상선자극호르몬이 저분화갑상선암의 성장과 종양의 혈관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
그 과정에서 갑상선자극호르몬이 분화갑상선 암세포와는 다른 조절 신호를 통해 작용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조선욱 교수는 “저분화갑상선암에서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의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며 “향후 실제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임상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갑상선에 생긴 혹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며, 성인 2명 중 1명에게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지만 5%정도는 악성(암)으로 수술을 필요로 한다. 갑상선암은 수술로 암 부위를 제거하면 대체로 예후가 좋지만, 이는 암세포의 분화 상태에 따라 차이가 크다.
암세포의 분화 상태가 좋은 갑상선암(분화갑상선암)은 예후가 좋다. 암세포의 분화가 좋다는 것은 암세포가 정상세포의 모양과 기능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 경우 암이 천천히 진행되고 치료도 잘된다. 국내 갑상선암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유두암과 여포암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유두암과 여포암도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예후가 나쁜 암으로 변이가 진행될 수 있다. 분화 상태가 나쁜 ‘저분화갑상선암’이 되는 것이다. 저분화갑상선암은 정상세포의 특징의 거의 가지지 않는다. 주변 장기 침범 및 림프절로의 전이가 빨라 예후도 매우 좋지 않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