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되고 있는 장난감 ‘액체괴물’에 포함된 생식·발달독성 물질 ‘붕소 화합물’이 유럽 기준치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와 보건대학원에 따르면 흔히 액체괴물이라고 불리는 액체성 점토 장난감 30개 제품 중 25개에서 붕소가 유럽연합(EU)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5개 제품의 붕소 화합물 평균 함량은 1005±626㎎/㎏으로 나타났다. 붕소 화합물이 유럽 기준치의 최대 7배가 넘는 2278㎎/㎏이 포함된 제품도 확인됐다.
EU는 완구의 붕소 화합물 함유량 기준을 ㎏당 300㎎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 완구류에 대한 붕소 화합물 기준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연구진은 초등학교 근처 문구점 2곳에서 구매한 액체괴물 22개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8개 등 30개를 분해한 뒤 붕소 원소를 분석했고, 노출량 추정을 위해 0~12세의 자녀를 둔 전국 16개 시·도 1만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30개 중 21개가 중국산이었고, 24개가 KC마크와 안전인증번호를 동시에 표시했다. KC마크만 표시돼 있는 제품도 있었다.
붕소 화합물은 생식·발달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와 캐나다 등 선진국들은 어린이들이 이 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돼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생식독성을 지닌 물질에 과다노출될 경우 생식기능과 생식능력에 유해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발달독성을 지닌 물질에 노출되면 정상적인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
한편 액체괴물에 다량의 유해성분이 포함됐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지난해 10~12월 시중 유통 중인 액체괴물 190개 제품에 대한 정밀조사한 결과, 76개 제품에서 위해성이 확인됐다.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됐던 독성물질이 확인된 것. 이에 국가기술표준원은 어린이에게 인기가 높은 액체괴물에 대한 안전성이 우려됨에 따라 해당 제품을 리콜조치 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