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운동가들을 지원해온 채현국(84) 효암학원 이사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지난 1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채 이사장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씨에 대해 “미친 사람이 아무렇게나 떠드는 것”이라며 “자기합리화가 이렇게 끔찍한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전 전 대통령은) 민중이 다 분노해서 때려죽일 만큼의 악행을 했다”며 “사람을 무수히 죽여 놓고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성토했다.
평소 나이든 이들이 ‘뻔뻔한 꼰대’가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해온 채 이사장은 “나이 먹어가며 부끄러움을 유지하고 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워낙 험해서 살아남으려면 비열할 수밖에 없었다. 일제강점기나, 6.25 전쟁의 동족상잔 당시에도 그랬다”며 “정치판이나 부자 동네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노인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날 채 이사장은 2019년 새해에 사회를 향한 덕담을 구하는 질문에 “우리 사회의 학교는 기본적으로 함께 사는 걸 가르치는 게 아니라 경쟁부터 시키고, 부모들도 그걸 원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로 인해 사회에 경쟁이 격화되고, 갈등과 혐오가 만연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부모는 자식에게 경쟁하도록 강요하지 않고 믿어주고, 학생들은 집으로부터의 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채 이사장은 서울대 철학과를 나와 중앙방송국(현 KBS)에 입사했다. 그러나 군사정권의 부당한 방송 제작 지시에 불만을 품고 3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이후 부친의 탄광 산업을 물려받은 그는 지난 1970년 납세자 순위 전국 2위에 오를 만큼의 재산을 모았다. 그러나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모은 돈을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가와 해직 기자, 직원들 등을 위해 썼다. 교육자의 길에 들어선 이후 효암학원을 이끌고 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