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남편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족들이 분노했다.
5·18 희생자 가족 10명은 4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소재한 전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전 대통령은)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학살자이자 범죄자”라며 “그는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규탄했다.
이어 “우리는 광주 학살로 가족을 잃고 피눈물을 흘리며 통한의 세월을 살았다”며 “이씨의 망언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이번 망언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명분과 동정 여론을 의식한 술수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지병을 사유로 재판 출석을 거부해왔다. 오는 7일 광주지법에서 예정된 재판에도 기일 연기 신청을 했으나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에 펴낸 회고록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했다. 또 헬기 사격을 부정하고 목격자인 고(故) 조비오 신부를 ‘사탄’ 등의 표현으로 폄하했다. 스스로를 ‘광주사태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도 기재했다. 이에 5·18 관련 4개 단체와 고 조 신부의 유족 등이 소송을 제기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