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수주절벽(2016~2017) 여파로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던 조선업계가 2019년 기해년(己亥年) 신년사를 통해 일제히 부활의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의 수주가 늘고, 글로벌 선주사들이 중국 조선사들의 기술력과 품질 한계에 한국 조선사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 수장들은 일제히 신년사를 통해 올해 ‘조선강국’ 타이틀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는 신년사에서 “올해는 기필코 다시 일어서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 굳은 다짐과 함께 새출발하고자 한다”며 “올해는 무역 분쟁, 낮은 선가, 유가 등 원자재가 등 안팎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수년간의 불황에서 벗어나 반드시 세계 최고의 조선 해양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되찾는데 모든 현중인의 힘을 하나로 모으자”고 당부했다.
이어 이들은 “올해는 반드시 흑자 전환하기 위한 굳은 의지를 담아 2019년의 슬로건을 ‘다시 일어나 세계 제일 조선 해양!’으로 정했다”며 “이를 위해 매출 목표를 8조5815억원, 수주 목표를 117억 달러로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인 132억 달러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올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시행으로 관련 선박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나온 수치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도 신년사 ‘2019 새로운 도약, 重工業 부활의 원년’을 통해 “어느 누구와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원가경쟁력 확보와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기술·구매 부문에서는 설계 물량 감축 및 표준화 확대와 제조원가 경쟁력 제고를 강조했다. 또 연구소에서는 시장 니즈에 부합하는 스마트·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국가경제에 기여하며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최근 들어 전 세계 LNG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친환경 선박 발주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조선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조선업 부활에 대한 낙관론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는 원가 상승요인, 글로벌에서는 미·중간 무역분쟁과 미국 경기 하강에 따른 불안감으로 세계적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올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우리에게 2019년은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거듭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세계 최고의 조선업체라는 명성을 되찾아 국민에 보답하고 국가경제에 기여할 것이다. 조금만 더 힘을 낸다는 각오로 힘차게 새해를 맞았으면 한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정 사장은 “그러나 밖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2~3년 전에 머물러 있고, 여전히 우리의 미래를 걱정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 끝까지 고삐를 죄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