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족의 대다수가 가구 형성 이후 자가에서 전‧월세 또는 전세에서 월세로 바꾸는 등 주거점유형태를 하향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대상자의 95.4%가 여성이고 자녀수 1인 이상임을 감안하면, 한부모가족 형성 직후 주거지원을 위한 정책개입이 매우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4일 대한부동산학회지에 실린 ‘한부모가족 형성 과정에서 주거상태 변화와 주거이동 유형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전국 한부모가족 24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4%가 한부모가정이 된 이후 주거이동을 했다.
주거이동 횟수는 3∼4회가 32.5%로 가장 많았고, 1∼2회가 31.7%로 뒤를 이었다. 5∼6회는 14.6%, 7회 이상은 6.7%였다.
한부모가족이 된 직후 자가에서 전세나 월세, 전세에서 월세로 주택점유형태가 바뀐 경우는 전체 응답자의 50.0%를 차지했다.
한부모가족이 되기 이전 자가와 전세 비중은 각각 26.8%, 25.0%이었지만, 한부모가족이 된 직후 자가와 전세 비중은 6.5%와 17.1%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월세 비중은 23.6%에서 32.4%로 증가했다.
주택 유형은 한부모가족이 되기 이전에는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 비중이 각 36.9%로 같았지만, 이후에는 다세대·다가구 비중이 49.8%로 크게 늘고 아파트는 20.0%로 감소했다.
한부모가족이 된 이후 규모를 줄였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43.0%였다. 이들은 평균 16㎡를 줄여서 이사했다.
주택 규모는 33∼46㎡가 34.5%로 가장 많았고 99㎡ 이상이라는 답변은 2.2% 그쳤다.
한부모가족이 된 직후 이사한 이유로는 ‘주거비 부담’이 28.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황이 어쩔 수 없어서’ 25.8%, ‘생활비 부담’ 17.1% 순으로 많았다. 즉, 한부모가족의 절반 이상이 경제적 문제(주거비·생활비 부담)로 인해 집을 옮긴 것이다.
조사 대상자의 월평균 소득은 141만원, 월평균 소득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20.1%였다. 모자가구의 비율이 95% 이상이었으며, 조사응답자의 평균연령은 41.6세로 40대가 45%이상을 차지했다. 어린 미혼모‧부에 해당하는 20대는 1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47.5%, 대학교 졸업 42.9%로 나타났다. 결혼상태는 이혼 49.8%, 미혼모·부 39.7%였다. 자녀 수는 1명이 54.6%로 가장 많았고 2명은 33.8%였다.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부모가족 세대수는 2005년 13만7000세대(전체 세대 중 8.6%)에서 2010년에는 15만9000세대(전체 세대 중 9.2%), 2016년 178만3000여 세대로 지 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체 세대 중 9.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증가하고 있는 1인가구나 고령자가구가 갖고 있는 주거문제에 대한 정책이나 청년가구와 신혼부부의 대한 주거정책과는 달리 한부모 가족에 대한 주거적 측면에서의 접근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연구를 주도한 김승희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부모가족의 경우 형성직후 주택점유형태와 거주주택유형 및 주택면적 측면 모두에서 하향이동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이렇게 형성된 하향된 주거수준은 한부모 형성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도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돼, 한부모가족 형성 직후에 주거서비스 개입이 매우 필요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한부모 가족의 50% 이상이 주거비 부담이나 생활비 부담으로 주거이동을 하는 것을 감안해 이들이 부담 가능한 전세 및 월세의 주택재고, 단독‧다가구‧다세대 등 지불가능한 범위의 임대주택 재고를 유지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라며 “주거지원이 적절한 시기에 동반될 수 있다면, 빈곤계층으로의 전락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