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3시쯤 되면 따뜻한 사무실에서 쏟아지는 졸음을 참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많다. 식사 후에는 우리 몸의 이완과 편안함을 담당하는 자율신경의 하나인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또 위와 장으로 혈액이 몰리면서 뇌로 가는 혈류량과 산소가 부족해져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음을 유발한다.
음식물을 먹은 뒤 식곤증이 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정도가 지나쳐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라면 갑상선 질환, 빈혈, 간염 등 다른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만성피로 증후군, 기능성 소화불량, 자율신경 실조증 등은 특별한 질병이 없거나 검사상 발견되지 않더라도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므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음식물에 있는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트립토판은 우리 몸에 필요한 20여 종의 아미노산 중 하나다. 우유, 바나나, 완두콩, 견과류, 닭고기 등에 풍부하다.
트립토판이 ‘꿀잠’ 아미노산이라 불리는 이유는 트립토판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뇌에 작용해 행복감을 느끼고 긴장을 이완시켜주며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고 생체리듬을 조절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불면과 우울을 치료하기 위해 트립토판을 사용하기도 한다.
◇식곤증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3가지 방법
아침밥 챙겨 먹어 점심 과식 피하기
겨울 식곤증을 피하기 위해서는 아침밥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점심때 밤새 비워진 위장에 갑작스럽게 음식이 들어오면 소화기관에 무리가 오고 과식을 하기 쉽다. 과식을 하면 소화를 위해 위에 더욱 많은 혈류량과 산소가 필요하므로 뇌에 전달되는 혈류량과 산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점심때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인 치즈, 견과류, 닭고기, 바나나 등을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후 가벼운 산책으로 산소와 햇볕 공급하기
인체는 해가 떠 있는 동안에 세로토닌이 생성되고, 빛이 줄어들면 멜라토닌으로 변환되기 때문에 낮에 햇볕을 충분히 쬐는 것도 식곤증을 줄이고 야간 수면의 질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가벼운 산책을 통해 뇌에 깨끗한 산소를 공급할 수 있어 잠을 깨는 데에 도움 된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거나 15분 정도의 짧은 낮잠을 자는 것도 좋다.
식곤증에 도움 되는 혈자리 지압하기
인체 내에는 집중력과 피로, 수면과 관련된 혈자리들이 많다. 식곤증이 왔을 경우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몇몇 혈자리를 알고 있으면 지압을 통해 졸음을 쫓아내고 집중력을 회복할 수 있다.
정명혈 : ‘정명혈’은 눈과 코 사이 움푹 들어간 자리로, 눈의 피로를 개선하고 눈을 맑게 해주는 대표적 혈자리다. 오전 내내 근무로 눈이 피로하거나 건조해지고 뻑뻑하면 엄지를 턱에 대고 검지로 눌러 ‘정명혈’을 지압 마사지해 주도록 한다.
풍지혈 : ‘풍지혈’은 뒤통수 뼈 아래 움푹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두통, 피로, 졸림, 어지러움 증상을 해소하며 목과 어깨의 근육을 풀어주는데에도 좋다. 머리 옆을 손으로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지압해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소부혈 : ‘소부혈’은 심장을 열을 내려 스트레스를 이완시키는 효능이 있다. 각종 잡생각으로 집중력이 저하되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가슴 두근거림, 답답함 등을 치료한다. 주먹을 쥐었을 때 새끼손가락과 네 번째 손가락이 닿는 사이에 위치한다. 이 부위를 반대쪽 손가락 혹은 볼펜 등을 이용해서 약간의 압통이 느껴지는 세기로 지압해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신문혈 : ‘신문혈’은 심장으로 통하는 대표적 혈자리 중의 하나로, 마음을 다스리고 정신을 집중시키는 효능이 있다. 건망증이나 불안, 초조함, 졸림을 없애주고 심신을 안정시켜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새끼손가락 쪽 손바닥과 손목의 경계 주름 위에 위치하며, 손바닥을 위로 향했을 때 손바닥 쪽 뼈 아래 오목해지는 부위다.
내관혈 : 내관혈은 소화의 기운을 북돋는 혈자리로서 소화불량과 피로에 효험을 보이는 혈자리다. 평소 예민해 잘 체하는 체질이거나 어지럽고 피로감이 같이 발생한다면 더욱 효과가 좋다. 손바닥과 손목의 경계 주름 가운데에서 팔쪽으로 3cm 정도 아래, 팔의 두 힘줄 사이에 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