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미혼 여성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제도의 가부장성’으로 인해 결혼을 꺼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중국 베이징(北京) 미혼 여성과 비교했을 때 중국은 한국보다 결혼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자녀 출산에 동의하는 비율도 한국보다 높았다.
17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한국과 중국 수도 지역에 거주하는 25세-34세의 미혼여성 각 400여명의 결혼 및 출산 가치관 차이를 비교 분석한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에 대해 서울 미혼여성은 2.9%, 베이징은 19.4%가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도 서울 16.3%, 베이징 21.5%였다.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에 대해서는 서울 66.7%, 베이징 39.5%로 나타나, 서울의 미혼여성은 결혼에 대해 선택사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베이징보다 높고, 필수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본인이 결혼하지 않은 이유로는 서울과 베이징 모두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가 37.3%로 가장 많았다.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많은 이유로는 서울은 ‘결혼하기 이른 나이’, ‘결혼제도의 가부장성’의 순이었으며, 베이징은 ‘결혼 후 생활비 지출 부담’, ‘결혼과 직장 병행 어려움’에 대한 우려 순이었다.
특히 ‘결혼제도의 가부장성’ 항목은 서울은 18.0%인 반면 베이징은 3.9%에 불과했다. 연구를 진행한 김영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베이징의 경우에는 경제적 문제나 일·가정 양립 등이 비중이 높아 정책적 지원이 가능하지만, 가부장적 결혼제도의 경우 정책적으로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향후 ‘결혼의향’이 있는 비율은 서울과 베이징 모두 가장 많았으나 서울(41.1%)이 베이징(49.4%)보다 낮았다.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는 비율은 서울 11.9%, 베이징 6.1%였다.
결혼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 그 이유로는 서울 여성들은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서’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베이징은 ‘당연한 과정’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서울보다 베이징의 미혼여성들이 결혼을 당연하게 수용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에 대해 “꼭 있어야 한다”에 서울은 5.8%, 베이징은 30.3%가 동의했다. “없어도 무관하다”는 서울 59.9%, 베이징 31.7%가 동의했다. 즉 서울의 미혼여성은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는 생각을 하는 비중이 많고, 베이징 미혼여성은 자녀가 있는 게 더 낫거나,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많은 것이다.
희망자녀 수는 서울 1.8명, 베이징 1.6명으로 서울이 베이징보다 더 많았다.
자녀를 1명보다 적게 두기를 희망하는 경우 그 사유를 보면, 서울과 베이징 모두 ‘자녀 양육 및 교육비용 부담’을 가장 많이 꼽았았다. 그 다음은 서울은 ‘본인의 여가문화생활에 지장 있을까봐’, ‘직장 내에서 불이익이 우려되므로’의 순으로, 베이징은 ‘아이를 맡길 사람이 없어서’, ‘아이를 맡길 시설이 없어서’의 순으로 많았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