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등 3명이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의 당시 담당 검찰에 대해 부적절한 사건처리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위원회는 23일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에 관한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조사내용을 검토한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위원회는 “삼례 3인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폭행 등 강압 수사로 인한 허위자백이 이뤄졌다”며 “검찰 수사에서도 ‘사형’, ‘무기징역’을 언급하며 고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원회는 당시 수사의 미진한 점도 지적했다. 주요 참고인을 조사하지 않은 점, 주요한 단서였던 경상도 말씨 사용 여부를 조사하지 않은 점, 삼례 3인의 지적 능력을 간과한 점 등이 이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또 부산지방검찰청이 진범을 기소하지 않고, 삼례 3인을 기소했던 전주지검으로 이송한 것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 전주지검 측이 해당 사건을 최 전 검사에게 다시 배당한 것도 부적절했다고 봤다.
위원회는 “사건의 공정성, 중립성을 의심받을 소지가 충분한 원처분 검사에게 다시 배당한 것은 종전 수사 결과를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는 인식이 없었으면 발생하지 않을 일”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 사건과 같은 피해자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수사 단계에서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를 도입, 장애인 조사 과정에 필수적인 영상녹화제도를 마련, 검사·수사기관의 기피·회피제도 도입 등을 권고했다.
삼례 나라슈퍼 사건은 지난 1996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에 있는 나라슈퍼에서 발생한 3인조 강도살인 범죄다. 슈퍼에 침입한 강도 3인이 금품을 강취하는 과정에서 유모씨가 질식사했다.
당시 이 사건을 맡은 전주지검은 지난 99년 3월 임모(20)씨와 최모(19)씨, 강모(19)씨 등 '삼례 3인'을 범인으로 지목해 구속기소했다. 전주지법은 이들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했고 그 판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됐다. 이들은 모두 지적장애 3급에 해당할 정도로 지능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삼례 3인을 기소한 최모검사는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9년 11월 부산지검은 배모씨, 이모씨, 조모씨 3명이 삼례 나라슈퍼 사건의 진범이라는 제보를 받았다. 새로운 용의자들은 내사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으며, 강취한 금품을 매수한 금은방 업주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이후 지난 2000년 1월 배모씨 등을 전주지검으로 이송했지만, 전주지검은 같은 해 7월 부산 3인의 자백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혐의없음으로 내사종결했다. 이때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검사도 최 전 검사였다.
이렇게 마무리될 뻔했던 이 사건은 무혐의 처분된 진범 중 한 명인 이씨가 지난 2015년 양심선언을 했다. 이에 삼례 3인이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 2016년 11월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삼례 나라 슈퍼사건을 맡았던 검찰 수사를 놓고 부실·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