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일본과의 8강전에서 0-1로 패한 가운데 박항서 감독이 경기 내용에 만족하면서도 내심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8강까지 극적으로 왔다. 이번 대회 직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을 치러 준비 과정과 휴식 기간이 짧았다"면서 "일본을 상대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패했지만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투쟁심은 오늘 경기를 통해 잘 봤다. 감독으로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경기 종료 직후 웃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허탈한 웃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내심 기적이 일어나길 바랐는데 그것이 이뤄지지 않았다. 아쉬움과 허탈함이 섞인 웃음"이라고 설명했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이 늦게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더 발전하면 된다. VAR이 좀 더 일찍 시행됐으면 심판 판정에 대한 부분이 보완됐을 것"이라며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예선에서 시행되지 못한 것이 논란이 된 오심의 원인이 됐다"고 답했다.
박 감독은 "2018년을 뒤돌아보면 기적 같은 한해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나와 선수들 모두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베트남은 아시아의 톱 레벨인 이란, 이라크, 요르단, 일본 등과 경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는지 느낄 수 있는 많은 경험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앞서 이날 베트남은 전반 24분 위기를 맞았다. 왼쪽 코너킥에 이은 요시다의 헤딩골이 터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 8강전부터 도입된 VAR이 베트남을 구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요시다의 헤더가 손을 맞고 골문으로 들어간 것이 밝혀졌고 득점이 무효처리 됐다.
베트남은 전반 37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베트남의 압박에 일본 수비진이 허둥대는 사이 꽝 하이가 왼발 슛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판 반득의 헤더도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베트남은 후반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했다. 도안이 페널티 박스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브이 티엔징이 다리를 걷었다는 VAR 판독 결과가 나왔고 베트남은 도안에 페널티킥 골을 내줬다.
리드를 잡은 일본은 특유의 실리 축구를 벌였다. 요시다 마야를 내세운 단단한 포 백 수비를 선보이며 틈을 주지 않았다. 베트남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장재민 기자 doncici@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