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실적 급증 호조…사우디 등 해외사업 발목 여전

삼성엔지니어링 실적 급증 호조…사우디 등 해외사업 발목 여전

기사승인 2019-02-08 04:00:00

한때 상장 폐지 위기까지 갔던 삼성엔지니어링이 몇 해 전부터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면서 그룹 계열사의 입지를 재구축하게 됐다. 몇 해 전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크게 흔들렸지만 꾸준한 수주 물량 확보 등에 따라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 기업의 자회사(종속기업) 사우디법인의 재무상황은 아직까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수천억원의 손실(평가손익 기준)을 내는 등 여전히 이 기업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다. 게다가 수년 전 수주한 볼리비아 법인도 손실만 남기고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 삼성엔지니어링, 실적 호조 눈길…자본잠식 벗어나 안정화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20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469억원) 대비 339.44% 늘어났다. 당기순이익도 702억원을 내면서 적자에서 벗어났다. 

이는 2017년 이후 수주한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됨에 따라 화공 부문에서 실적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공시(연결 기준)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화공부문에서 141억500만원의 적자를 냈으나 전년 동기(-2472억1000만원) 대비 손실이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도 안정적인 매출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증권업계에서는 전망한다. 키움증권 라진성 연구원은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증가한 수주 물량들이 하나 둘 착공전환 되면서 올해는 안정적인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바레인 BAPCO(13억5000만 달러)와 타이 오일(Thai Oi)l(12억불) 프로젝트에서 310억원의 지분법이익이 예상돼 이익에 대한 체력은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5년 완전 자본잠식에 따라 상장 폐지 위기까지 겪었다. 2015년 이 기업은 1조4543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완전 자본잠식(자본총계 마이너스(-) 3129억원)에 빠진 바 있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직접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대대적인 인사 개편 이후 실적이 매년 개선됐다.

◇ ‘애물단지 자회사’ 사우디법인 등 해외사업 딜레마로 ‘전전긍긍’

다만 현재 해외 자회사인 사우디법인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법인에 대한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수차례 유상증자를 해왔으나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엔지니어링의 자회사 사우디법인은 468억9200만원에 달하는 손실(당기손익 기준)을 냈다. 사우디법인은 지난 2012년 말 549억400만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냈으나 이듬 해(2013년)부터 적자(-4607억8000만원)로 돌아섰고 이후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이어 지난해 3분기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 해외법인에 약 2330억4200만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냈다. 전년(2017년 3분기 기준, 680억2700만원 손실) 대비 손실 규모가 3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이에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해외 프로젝트 손실이 발생한 것에 따른 자금조달을 하면서 평가손실이 늘어난 것”이라며 “과거 반영된 부분이기에 손익 영향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사우디 해외법인의 장부가액은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공시에 따르면 ‘종속기업인 사우디 해외법인(Samsung Saudi Arabia Co., Ltd.)은 자본잠식 및 지속적인 순자산가치하락으로 인해 당분기 중 2330억4200만원이 손상차손으로 인식됐다’고 명시됐다. 손상차손이란 시장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자산의 미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재무제표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삼성엔지니어링 사우디법인은 지난달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673억원 규모의 주주배정증자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미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사업에서 손실을 남기고 프로젝트를 완료한 사례가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3년 볼리비아 요소비료 생산 플랜트를 건설하는 공사를 수주해 남미 첫 진출을 했으나 이익을 실현하지 못한 채 지난해 공식적으로 사업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볼리비아 사업은 753억2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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