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업계 ‘빅2’인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여파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주저앉은 반면, LG화학은 같은 기간 비(非)석유 화학 부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13일 각사 공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2.8% 감소한 1조9685억원, 매출은 4% 증가한 16조5450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3% 감소한 2조2461억원, 매출은 9.7% 증가한 28조18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롯데케미칼은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인해 실적이 30% 이상 급감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화학제품의 수요가 감소했고, 이는 원료와 최종 제품가격의 차이인 스프레드 감소로 이어졌다.
이에 더해 지난해 하반기 실시됐던 여수와 울산공장 정기보수로 인한 일회성 비용 증가가 더해지면서 실적이 더욱 부진해졌다는 게 롯데케미칼 측 설명이다.
반면에 LG화학은 3년 만에 롯데케미칼을 꺾고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미래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2차전지(전기차·노트북·휴대폰 배터리 등) 사업 부문을 주축으로 한 비석유 화학 부문이 실적 하락의 방어막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다.
실제 LG화학은 전지 부문에서 분기 매출 첫 2조원을 돌파하고 자동차용 전지는 분기 기준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했다.
양사의 화학업계 1위 대결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경우에는 LG화학과 달리 기초소재를 비롯한 기존 화학산업 투자에 치중해있는 반면 LG화학은 2차전지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투자에 집중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업황이 하강국면에 접어든 이상 화학산업에서 최근 3년 슈퍼사이클(장기호황)때와 같은 호실적을 거두긴 어렵다”며 “다만 업황이 꺾이거나, 국제유가 변동 등 통제 불가한 상황에서는 신사업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한 회사가 유리한 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