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됐지만 양국 모두 이번 회담에 의미를 부여하려 노력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일단은 미국에 대한 공개 비난은 자제하는 기조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은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도착 소식을 전하면서 “북남 사이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근원적으로 청산하고 조선반도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 부동한 의지”라고 강조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언급은 따로 없었다.
또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성과에 초점을 맞춘 보도를 이어갔다. 노동신문은 지난 3일 김 위원장이 베트남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호찌민 전 국가주석 묘소와 베트남 전쟁영웅, 열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는 사진을 1면으로 전했다. 또 신문은 이번 방문에 대해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힘있게 과시하고 세기와 세대를 이어 변함없이 계승 발전시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획기적인 사변”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백악관은 4일 홈페이지에 언론보도 모음을 게재하고 “언론들은 사설과 논평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을 우선했다는 점을 칭찬했다”며 “가끔은 회담장을 떠나야만 할 때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잘한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3일 미국 CBS방문과의 인터뷰에서 하노이 회담에 대해 “실패로 간주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고 발전시킨다는 의미에서 성공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빈손’ 논란을 해소하려 한미훈련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1차 정상회담 이후 중단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수억 달러를 군사훈련을 위해 사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뒤이어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도 “내가 한국과의 군사훈련을 원치 않는 이유는 우리가 돌려받지 못할 수억 달러를 아끼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