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이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을 시작으로 약 4년 8개월 만에 모두 철거된다. ‘기억공간’이 그 자리에 대신 들어선다.
17일 서울시와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세월호 천막 안에 있는 희생자 영정을 옮기는 이운식이 열린다.
영정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의식은 '이안식'(移安式)이라 부르지만 유족 측은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이운식'이라 이름 붙여졌다.
가족협의회는 이운식을 알리며 “세월호 광장 안에 있는 어느 것 하나도 시민 여러분의 손길과 체취가 깃들어 있지 않은 것이 없다”며 “시민 한 분, 한 분의 마음이 가족협의회에는 든든한 힘이 됐고, 쓰러지지 않게 하는 버팀목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운식은 묵념을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기독교 순으로 진행되는 종교의식, 진혼(鎭魂)식 등으로 꾸려졌다. 분향소에 있는 약 300개의 영정은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 보관된다.
분향소 천막 14개 동은 18일 오전 10시 철거된다. 철거가 끝난 곳에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조성된다. 목조 형태인 '기억·안전 전시공간'은 현 분향소 위치에 79.98㎡ 규모로 조성된다. 전시공간은 2개 전시실과 시민참여공간, 진실마중대 등으로 구성된다.
이곳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공간인 동시에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다짐하고, 안전의식을 함양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시가 전담 직원을 두고 직접 운영하되 유가족과 시민 자원봉사자의 참여로 운영할 예정이다.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일정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운영하고 이후 운영은 유가족 측과 협의해 결정한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은 ‘현재진행형’이다. 감사원은 지난 12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감사 요구로 진행된 세월호 인양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세월호 인양 및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수천점의 동물뼈 대부분이 잠수부와 인양업체 직원들이 먹고 버린 음식물 쓰레기였다고 밝혔다. 세월호 침몰 현장에 음식물 쓰레기와 인체 유해가 뒤섞여 있었다는 것으로, 인양·수색 작업을 총괄한 해양수산부의 안일한 대응이 지적됐다. 다만 감사원은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불거졌던 인양 지연과 선체 훼손 의혹 등은 사실로 볼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5일 교육부는 세월호 참사 당시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 33명을 상대로 제기했던 고발을 취하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