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에 미국이 개입했다는 미국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국 NBC방송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 사안에 대해 잘 안다는 미국의 법 집행기관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FBI가 정보를 입수한 게 맞다”고 보도했다.
또 전직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보안에 철저한 북한 정권 특성을 고려하면 북한 대사관에서 확보된 자료는 꽤 중요한 것일 수 있다”며 “북한 대사관이 미 국가안보국, NSA이 디지털 첩보 활동에 있어 주요 표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전자기기보다 전통적 소통방식을 주로 이용하는 점으로 미뤄볼 때 탈취된 종이서류 내 정보가 큰 가치를 지니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당국은 이에 앞서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은 엄중한 테러 행위”라며 사건 발생 37일만에 첫 반응을 내놨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외교 대표부에 대한 불법 침입과 점거, 강탈행위는 국가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이고 난폭한 국제법 유린이며 이러한 행위는 국제적으로 절대로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테러 사건에 미 연방수사국(FBI)과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돼 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데 대해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국의 정보기관은 기본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하고 북한을 압박해 들어가는 데 도움이 될만한 것을 찾아볼까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 반북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탈취 정보를 FBI에 넘겼다면 미국이 북한에 제대로 약점을 잡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26일 자유조선은 홈페이지에 올린 ‘마드리드에 관한 팩트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대사관 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며 “비밀 유지를 조건으로 FBI와 엄청난 잠재가치를 가진 정보를 공유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