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면역항암치료 임상시험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된다.
국제성모병원과 바이오 벤처기업인 이뮤니스바이오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NK세포(Natural Killer Cell·자연살해세포) 기반 면역세포치료의 연구자주도 임상시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제성모병원은 지난 2017년 면역세포치료사업단을 발족해 이뮤니스바이오와 공동으로 NK세포 기반 면역항암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이뮤니스바이오는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대장암 및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세포치료에 대한 연구자주도 임상시험을 각각 승인받았다고 전했다.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NK세포 면역세포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며, 폐암은 두 번째다.
NK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로 백혈구의 일종이다, NK세포 기반 면역세포치료란 환자의 면역세포를 고활성·고용량으로 배양해 다시 환자에게 넣어주는 것이다. 암, 자가면역질환 등에 효과가 있으며, 본래 환자 자신의 세포이기 때문에 면역거부반응과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이뮤니스바이오는 ▲NK세포 대량증식방법 ▲무인무균 자동세포배양 장치 등 NK세포 면역세포 배양기술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NK세포 기반 면역치료제 ‘MYJ1633’은 지난해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안전성 검토를 통해 판매허가를 받았다. 현재 일본 도쿄에서 시판되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허가받지 않은 NK세포 면역치료는 불법에 해당된다. 따라서 병원과 이뮤니스바이오는 이번 임상시험이 국내 면역치료 연구 활성화에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인 국제성모병원장은 “NK세포 면역치료 연구는 동물실험만 가능했는데 이번 식약처 허가로 환자 대상 임상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일본은 자가 유래 세포치료를 시술로 보기 때문에 허가가 쉽지만, 우리는 불법에 해당돼 임상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번 임상에서도 안전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지원에 관한 법률안(첨생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함에 따라 국내 환자 대상 NK세포 면역치료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첨생법이 통과할 경우 말기 암환자들에게 NK세포를 활용한 면역치료가 활성화되고 관련 바이오의약품의 신속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우선 오는 2020년 6월까지 대장암과 폐암 대상 연구자 주도 임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간암, 뇌종양 등 다른 질환 대상 임상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황성환 이뮤니스바이오 대표는 “면역세포치료제는 수술, 항암, 방사선 요법의 3대 암치료와 병용이 가능한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로 항암분야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암뿐만 아니라 류마티스나 건선같은 자가면역질환치료제 개발에도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