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핵심 증거물인 DVR(digital video recorder·영상저장장치) 조작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15일 해경이 DVR 인양 당시 수색 영상이라며 특조위에 제출한 영상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KBS가 보도했다. DVR에는 세월호 조타실과 대형객실, 기관실, 식당과 복도 등에 설치된 64개의 CCTV 영상이 담겨있다. 참사 당시 선내 모습을 알 수 있어서 참사 원인 규명에 필수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해경에 DVR 수색 영상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해경 측은 지난 2014년 6월22일 오후 11시40분 해군 SSU 대원 A중사가 DVR을 인양했다며 26분짜리와 8분짜리 영상 2개를 넘겼다.
그러나 특조위에 따르면 이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이 서로 다른 것으로 추정된다. 장갑 색깔이 확연히 차이 나기 때문이다. 또 두 영상 모두 안내 데스크에서 DVR을 떼는 장면은 담기지 않았다.
DVR 인양과정에서 작성된 두 장의 인수인계서가 작성된 시간과 인계자가 각각 다르다는 점도 의문이다.
DVR 조작 의혹은 지난달 특조위가 중간조사 발표 간담회를 열면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특조위는 지난달 28일 간담회를 통해 “2014년 6월22일 해군이 세월호 선내 안내데스크에서 수거했다고 주장한 DVR과 검찰이 확보한 세월호 DVR이 다른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를 발견했다”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특조위는 그 근거로 해군 DVR은 고무패킹이 떨어져있지만 검찰 DVR에는 고무패킹이 붙어있는 점, 그리고 DVR 잠금 상태가 다른 점을 들었다. 또 DVR에 세월호 침몰 3분 전까지만 기록된 점도 미심쩍은 부분이다.
이에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 및 전면 재수사 요구에 힘이 더 실릴 전망이다. 사단법인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지난달 29일 특별수사단을 설치해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 요청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해당 게시글은 16일 오전 11시 기준 청원 인원 16만6000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