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법’ 취지 좋지만…보호관찰관 인력·예산 증대는 숙제

‘조두순법’ 취지 좋지만…보호관찰관 인력·예산 증대는 숙제

기사승인 2019-04-18 05:00:00

출소한 미성년자 성폭행범을 1대1 감시하는 일명 ‘조두순법’이 시행됐다. 법의 취지는 좋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16일부터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부착등에 관한 법률’(전자장치부착법. 일명 조두순법)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조두순법에 따라 19세 미만자에게 성폭력 범죄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범죄자는 출소 후 전담 보호관찰관 각 1명에게 집중 관리를 받게 된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전자발찌를 부착한 대상자 모두가 1대1 보호관찰 대상은 아니다. 법무부는 이 중에서 재범위험성 평가, 범죄전력, 정신병력을 분석해 재범위험성이 현저히 높은 출소자를 선별한다는 계획이다.

보호관찰관은 대상자에 대해 △24시간 이동경로 집중 추적 △매일 행동관찰 및 주요 이동경로 점검 △현장확인 등을 통한 생활실태 점검 △음란물 소지 및 아동시설 접근 금지 △심리치료 등 집중 관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제로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보호관찰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출소자는 이달 기준 3000명 이상이다. 그런데 전자발찌를 감독하는 보호관찰관 인원은 192명에 불과하다. 기존에 보호관찰관 1명이 평균적으로 130여명의 범죄자들을 관리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1대1 보호관찰제가 시행되면 인력 부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는 17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1대1로 24시간 감시하려면 주 52시간 근로시간 상한제 적용을 감안, 최소한 4명의 보호감찰관이 투입돼야 한다”면서 “현재 우리나라에 보호관찰관 1명이 130명 넘는 범죄자를 감시하고 있다. 4명이 재범률 높은 사람 1명을 밀착감시하려면 520명 넘는 일반 보호관찰 대상자들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예산도 없고 인력도 없는데 조두순이 내년에 출소한다고 국민들이 불안해하니까 ‘보여주기식’으로 만든 법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법무부가 성폭력 범죄자의 재범률을 지나치게 낮게 보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무부는 성폭력을 저지른 다음 출소한 사람들의 재범률을 2% 미만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법무부가 밝힌 1:1 전담 보호관찰 실시 여부를 우선 심의할 전자발찌 대상자는 전체 3000여명의 가운데 5명에 불과하다.

조두순법은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2월 대표 발의해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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