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김대오 “윤지오, 故 장자연 이용”…고소장 접수

박훈·김대오 “윤지오, 故 장자연 이용”…고소장 접수

기사승인 2019-04-23 19:07:04

배우 장자연 사망 사건의 주요 증언자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박훈 변호사는 김수민 작가를 대리해 23일 오후 4시 서울지방경찰청 민원실을 통해 윤지오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다.

이날 오후 3시 53분쯤 서울 사직로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난 박 변호사는 소장 접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장자연의 죽음을 독점할 수 없는 자가 독점해버렸다”며 “윤지오가 어떻게 국민들을 속였는지 그대로 밝혀낼 것이다. 처벌 받아야 할 사람은 윤지오”라고 일갈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윤지오는 책 출판 관계로 김 작가와 인연을 맺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최근 김 작가가 SNS를 통해 ‘윤지오가 유명세와 사익을 위해 증언자로 나섰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부터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윤지오는 김 작가의 이런 주장이 ‘소설’ ‘모함’이라며 맞서고 있다. 

고소장에서 박 변호사는 김 작가의 SNS 글과 윤지오의 SNS 라이브 방송 등을 증거로 들며 ‘피고소인(윤지오)은 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가 아닌데도 이에 반박하는 고소인(김수민 작가)을 비방하는 허위 사실에 기초한 글을 공개적으로 게시하거나 말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윤지오는 장자연의 억울한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 윤지오는 조모씨 성추행 건 이외 본 것이 없는데도 ‘장자연 리스트 봤다’ ‘목숨 걸고 증언’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후원을 받고 있다”며 “이번 고소는 장자연의 죽음을 이용하고 있는 윤지오에 대한 공식적인 첫 문제 제기다. 윤지오는 당당하게 조사 받기 바란다”고 했다.

윤지오의 증언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대오 기자는 윤지오가 낸 ‘13번째 증언’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장자연 사망 당시 그가 남긴 문건을 직접 본 인물 중 하나로, CBS 노컷뉴스 근무 당시 해당 문건의 존재를 세간에 알린 바 있다. 

윤지오는 ‘13번째 증언’에서 이른 바 ‘장자연 리스트’에는 두 장(한 장은 빼곡히, 한 장은 ⅓ 분량)에 명단이 적혀 있었으며, 그 수가 4~50명은 되는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나 김 기자는 자신이 본 ‘장자연 문건’ 원본에는 이런 일목요연한 리스트가 없었으며, 문건에 이름이 등장하는 사람도 6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윤지오가 ‘7장의 사본을 봤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문건 장수는 끝까지 비밀에 부칠 생각이지만 7장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장자연 문건을 태우기 위해 봉은사에 갔다가 차 안에서 유장호가 장자연 문건을 보여줬다’는 ‘13번째 증언’의 내용에 대해서도 “(장자연 문건) 원본의 경우, 유장호가 사전에 봉은사 특정 장소에 파묻어 놨다. 윤지오가 원본과 사본을 다 봤다고 하는 것이나 차 안에서 해당 문건을 봤다는 건 설명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미숙과 송선미가 문건의 내용을 알고도 모른 척 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선 “이미숙은 ‘그 문건을 (유장호가) 갖고 있었고 어떤 얘기를 들었다고만 호소했다. 이미숙이 문건 자체를 봤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송선미가 사주해서 국정원을 도모해 (사건을) 조작하려고 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변호사는 “윤지오가 알고 있는 것은 조모씨 성추행 사건 뿐”이라며 날을 세웠다. 윤지오와 김 작가의 대화 내용에 따르면, 윤지오는 수사 과정에서 우연히 어떤 문건을 봤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앞서 SNS를 통해 “윤지오가 문건을 봤다면 경찰이 작성한 수사대상자 리스트나 장자연 수표 리스트, 아니면 전준주 리스트(전준주가 허위로 작성한 문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윤지오가 김 작가에게 ‘장자연과는 친하지 않았다’ ‘소속사와 계약이 끝난 뒤엔 연락도 거의 주고받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했으며, 윤지오와 김 작가의 대화엔 윤지오가 인세나 출판 후 강연 등 사익을 추구한 정황이 담겼다고도 밝혔다. 박 변호사는 윤지오의 최근 후원금 모금도 문제 삼으면서 이와 관련해 추가로 고소할 수 있는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故 장자연 사건이 철저하게 재수사돼 고인의 죽음의 원인에 대해 낱낱이 밝혀지길 바란다. 그런 일환으로 가짜 진술들을 제거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윤지오는 그만 입을 닫기를 바랍니다. 진실만이 남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지오는 자신에 대한 의혹을 모두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지오는 김 작가의 입장을 처음 보도한 매체를 통해 조만간 김 작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내가 문건(장자연 리스트)을 본 핵심인물이란 건 관련 수사관이 알고 조서에도 다 나와 있는 사실”이라며 “이 점은 변동되어서도 안 되며 저에 대한 분명한 명예훼손”이라고 맞섰다. 또 장자연과의 친분에 대한 김 작가의 주장에 대해선 “검찰, 경찰 조사에서 언니와 저의 통화기록, 문자를 확인했고 일주일에 적게는 세 번 본 사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김씨(김수민 작가)는 유가족의 이름도 모른다. 도대체 어떻게 유가족 분들을 본인 입에 담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제 책이 문제가 된다면 진작에 얘기가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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