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에 이어 소주 출고가도 인상되면서, 소주와 맥주를 소비하는 일선 음식점에서 이른바 ‘소맥 1만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맥주 이어 소주까지… 출고가 오른다
지난 24일 하이트진로는 다음달 1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참이슬 16.9도’의 출고가격을 6.45%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인상은 3년 5개월 만이다. 이번 인상에 따라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출고가격은 병당 1.15.70원에서 65.5원 오른 1081.2원이 된다.
앞서 이달 4일에는 오비맥주가 ‘카스’와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평균 5.3% 인상했다. 카스 병맥주 500㎖ 기준 출고가격은 1147.00원에서 1203.22원으로 56.22원(4.9%) 올랐다.
롯데주류는 2016년 1월 ‘처음처럼’의 가격을 인상한 이후 현재 3년 여 기간 동안 동결한 상태다. ‘클라우드’와 ‘피츠’는 각각 2014년, 2017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았다.
주류업체들이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제조경비, 인건비 상승 등을 요인으로 꼽았지만 이외에도 인상 요인은 많다.
특히 2016년부터 시작된 빈병 취급수수료 인상도 부담이다. 제조사와 도소매업계간의 1년 이상 걸린 협상 끝에 합의된 빈병 취급수수료 인상으로 소주병은 16원에서 28원으로, 맥주병은 19원에서 31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이후 2018년 1월 1일부로 추가로 2원씩 지급하게 됐다.
빈병 취급수수료는 주류제조사가 빈병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수거해서 가져다주는 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을 말한다. 출고되는 제품 숫자가 늘고 수수료가 증가하는 만큼 업체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015년 11월 가격인상 이후 원부자재 가격,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 3년 여간 누적된 인상요인이 10% 이상이지만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소맥’ 가격 1만원 우려, 어디서 오나
이번 가격 인상으로 편의점이나 마트, 일선 음식점에서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편의점·대형마트 등 소비채널에서의 판매가격은 유통업체 이윤이 더해져 100원~200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는 다른 상품과 달리 국세청 고시에 따라 제조업체에서 일선음식점으로 직접 거래가 불가하다. 가정용과 대형매장용, 음식점용으로 구분돼 주류 도매상을 거쳐 공급된다. 이 단계에서 유통마진이 붙게 되지만 최대 100원 안팎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고가가 60원이 오르더라도 중간 유통단계에서는 출고가에 10원 단위로 (이윤을) 붙이는 정도라 ‘쩐 장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서 “(일선 음식점에) 납품하는 도매상끼리도 경쟁이 있기 때문에 과도한 차액을 남기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고 말했다.
문제는 일선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가격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맥주는 평균 소매가격의 2.8배에 가까운 외식판매가격을 보인다. 출고가가 6% 인상된다면, 음식점 맥주 판매가격을 4000원으로 둘 때 4622원으로 16.8% 오르게 되는 것이다.
소주 가격 역시 두자릿수로 오르게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소주업체들의 가격 인상 당시 음식점 소주 가격은 평균 11.7% 인상됐다. 관련업계에서는 현재 ‘음식점 소주 4000원’은 당시 인상에 따라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음식점 판매가의 경우 500원에서 1000원 단위로 오르기 때문에, 이번 인상에 따라 실제 소주와 맥주 가격이 각각 4500원 또는 5000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다.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60원이 올랐는데 500원을 올리는게 맞느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지만 여기(음식점)는 최종 판매처”라면서 “출고된 주류가 소비자 앞에 놓이기까지 여러 과정과 그 과정에서 붙는 이윤을 감안하면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소백 1만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저항과 벽이 있기 때문에 (일선 음식점에서) 쉽게 결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